신동빈도 사면·복권…롯데 '37조 투자' 속도 낸다

입력 2022-08-12 17:26   수정 2022-08-13 01:15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떨쳐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롯데의 ‘잃어버린 5년’을 만회하기 위해 국내외 투자에 속도를 낸다. 바이오와 전지 소재 등 신사업 육성을 통해 국가 경쟁력 제고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롯데는 12일 사면·복권이 발표된 뒤 낸 입장문에서 “사면을 결정해 준 정부와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신동빈 회장과 임직원들은 글로벌 복합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국내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그룹 역량을 집중겠다”고도 했다.

신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업무상 배임으로 2019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취업 제한을 받진 않아 출소 후 경영에 복귀했지만, 해외 출장에 제한을 받고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데도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이번 사면·복권을 계기로 부담을 털어낸 신 회장은 본격적으로 현장 경영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나서는 등 경영 보폭을 넓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는 우선 지난 5월 내놓은 5년간 37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을 이행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위해 1조원 규모의 국내 공장 부지 후보군을 검토하고 있다.

신 회장의 글로벌 경영 활동에 대한 제약이 완전히 해소되면서 롯데의 해외 사업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롯데알미늄은 최근 2차전지용 양극박을 제조할 수 있는 헝가리 공장의 생산 규모를 두 배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유럽 배터리 소재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리튬메탈 음극재 소재 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해 핵심 기술 개발 및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활동도 탄력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6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소비재 포럼(CGF) 글로벌 서밋에 참석해 홍보 활동을 펼치는 등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도 이날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면서 장세욱 부회장과 ‘형제 경영’을 한층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장 회장은 2016년 5월 불법 도박과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형기를 6개월쯤 남긴 시점인 2018년 4월 30일 경기 여주시 여주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도 이날 특별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강 전 회장은 횡령 등 혐의로 지난해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았다.

박종관/정지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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