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에…中 기업 5곳 "뉴욕증시 자진 상폐한다"

입력 2022-08-12 20:31   수정 2022-08-20 00:01



중국 기업 5곳이 뉴욕증시에서 자진 상장폐지하기로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12일 중국 계면신문 등 언론에 따르면 중국 국영 석유기업인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와 그 자회사인 상하이석유화공(시노펙 상하이), 중국 국유 석유업체 페트로차이나, 중국알루미늄, 중국생명, 상하이석유화공 등 5개 기업이 이날 공시를 통해 뉴욕증권거래소에 자진 상폐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들 기업은 “오는 20∼25일 자진 상장폐지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약 10일 후 상장 폐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자진 상폐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뉴욕거래소 상장 주식 비중이 크지 않은 반면 상장 유지 의무를 지키는 데 부담이 크다” 밝혔다.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을 지난 3월부터 대거 상장폐지 후보 명단에 올렸다. 미 외국기업책임법(HFCAA)에 따르면 미국 내 회계기준을 3년 연속 충족하지 못하는 외국 기업들은 증시에서 퇴출될 수 있다.

때문에 SEC는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에 대한 회계 감독권을 놓고 중국과 갈등을 빚었다. 현재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270곳 중 159곳이 상장폐지 예비 명단에 올라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중국 최대 인공지능(AI) 기업 바이두,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웨이보,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비리비리(Bilibili) 등 주요 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앞서 중국 당국의 암묵적인 반대에도 지난해 6월 뉴욕증시에 상장장했다가 당국의 규제 철퇴를 맞은 공유차량 업체 디디추싱도 1년 만인 지난 6월 자진 상폐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최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미중간 갈등이 심화된 만큼 뉴욕증시에서 자진 상장폐지를 선택하는 중국 기업들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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