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추측되는 가운데, 북한 고위 간부들이 보인 반응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12일 정론에서 "자신의 아픔과 노고는 다 묻어두시고 애오라지 사랑하는 인민을 위해 그리도 온 넋을 불태우시며 정성이면 돌 위에도 꽃을 피운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우리는 인민을 위해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고 뜨겁게 말씀하실 때 그이를 우러러 솟구치는 오열을 금할 수 없었다는 일꾼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아픔을 묻어뒀다는 문구는 김 위원장의 코로나19 감염 정황을 짐작게 하는 표현으로 해석됐다.
앞서 지난 10일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 방역 총화 회의에서 토론자로 나서 김 위원장이 코로나19에 걸렸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김여정 부부장이 "이 방역 전쟁의 나날 고열 속에 심히 앓으시면서도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인민들 생각으로 한순간도 자리에 누우실 수 없었던 원수님"이라고 표현함에 따라 김 위원장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시 김여정 부부장의 해당 발언이 나오자, 군복을 입은 북한 고위 관계자들은 눈물을 흘리거나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일부 여성은 손수건을 손에 쥐거나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채 새어 나오는 울음을 삼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더불어 북한에 확산한 코로나19가 남측으로부터 유입된 것이라며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가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대목에서는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주재하며 북한의 코로나19 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선언했다. 북한 당국이 지난 5월 12일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시인한 지 석 달 만이다.
다만 김 위원장은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변이와 원숭이두창 등이 확산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여러 전염병 발생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긴장의 끈을 풀어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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