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 같은 아이언샷에 정확한 퍼팅감까지 더한 임성재(24·사진)는 말 그대로 ‘무적’이었다. 턱걸이로 커트를 통과했다는 사실이 무색하게 하루에만 7타를 줄이는 ‘데일리 베스트’를 기록하며 단숨에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임성재는 14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TPC사우스윈드(파70·7243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세인트주드챔피언십(총상금 1500만달러) 3라운드에서 이글 하나와 버디 6개, 보기 하나를 묶어 7언더파 63타를 쳤다. 중간 합계 9언더파 201타로 공동 8위로 경기를 마쳤다. 1라운드 공동 77위, 2라운드 공동 60위에 그쳐 어렵게 컷을 통과한 그가 하루 만에 52계단 뛰어오른 것이다. 단독 선두를 지킨 J J 스펀(미국·13언더파 197타)과는 4타 차로, 마지막 날에도 몰아치기가 나온다면 선두권과 우승도 노릴 수 있는 순위다.
임성재는 올 시즌 적잖은 기복을 겪었다. 지난 5월 국내 대회 출전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가 코로나19에 걸렸고 US오픈 직후에는 등에 부상을 입었다. 이후 퍼트가 흔들리면서 난조를 겪었다. 짧은 거리 퍼트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힘은 압도적인 연습이었다. 퍼팅 스트로크를 더 일자로 빼는 방법으로 바꾸고 하루에 두 시간 이상 퍼팅 연습에 할애했다. 그 결과 정규 시즌 마지막 2개 대회에서 연속 준우승하며 상승세를 탔고 페덱스컵 랭킹 10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임성재가 퍼팅에 투자한 시간이 빛을 발했다. 첫 홀부터 버디를 잡아내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한 그는 3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홀컵 4m 옆으로 보낸 뒤 정확한 퍼트로 이글을 낚았다. 이날 임성재의 그린 적중률은 77.78%(14/18)로 이번 대회 들어 가장 좋았고 퍼트로 얻은 타수는 3.2타나 됐다.
임성재는 “초반에 먼 거리 퍼트가 들어가며 좋은 흐름을 탈 수 있었고, 3번 홀 이글로 모멘텀을 만들었다”며 “후반에 샷이 안정적이면서 특히 아이언 거리가 잘 맞아 버디 기회를 많이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내일도 나만의 플레이에 더 집중해서 경기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주 윈덤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첫 우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에 출전한 김주형(20)은 4타를 줄이며 공동 17위(8언더파 202타)로 뛰어올랐다. 김주형은 이날 전반엔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꿔 타수를 줄이지 못했으나 후반에는 14~16번 홀을 포함해 버디만 4개를 기록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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