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영웅이 서울 공연을 끝으로 전국투어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그는 약 180분에 달하는 시간 동안 트로트는 물론 발라드, 댄스, 힙합까지 여러 장르를 쉼 없이 소화했다. 객석에서는 어린아이부터 백발의 할머니까지 한마음으로 응원봉을 흔들었다. 공연 타이틀 '아임 히어로(IM HERO)'가 다시금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임영웅은 14일 오후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KSPO DOME)에서 콘서트 '아임 히어로'를 개최했다.
임영웅은 지난 5월 고양을 시작으로 창원, 광주, 대전, 인천, 대구에서 데뷔 첫 전국투어 콘서트 '아임 히어로'를 진행했다. 이번 서울 공연은 전국투어의 대미를 장식하는 콘서트로, 12일부터 이날까지 총 3회 열렸다.
임영웅은 3일간 3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국민 가수'다운 저력을 입증해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그의 콘서트는 여타 아이돌 그룹을 능가하는 역대급 '피켓팅 대전'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이날 공연은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을 위해 온라인 생중계도 동시 진행됐다.
공연 전부터 온라인 채팅창은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찼다. 팬들은 "응원봉 흔들면서 기다리고 있다", "티켓을 1장밖에 구하지 못해서 아내만 입장하고 난 밖에서 보고 있다", "여기가 안방 1열 콘서트장이다", "시어머니와 함께 보고 있다", "삼척으로 휴가 와서 보고 있다" 등 열띤 반응을 보였다.
임영웅은 현장에 있는 팬들의 우렁찬 카운트다운 소리에 맞춰 무대에 등장했다. 콘서트의 포문은 '보금자리'가 열었다. "소리 질러"라고 크게 외친 임영웅은 시작부터 라이브 연주에 맞춰 구성진 목소리를 아낌없이 뽑아냈고, 댄스까지 소화하며 팬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이어 '사랑해요 그대를', '사랑역'까지 잇달아 불렀다.
오프닝 무대를 마친 임영웅은 "드디어 서울의 마지막 날 여러분들을 만나게 됐다. 진심으로 반갑다. 오늘 유난히 뜨겁게 맞아주셔서 벌써 땀이 뻘뻘 난다"며 환하게 웃었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환호성에 "천장이 부서질 것 같다"고 말한 그는 돌출 무대로 걸어 나가 팬들과 더 가까이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전국투어의 마지막 날인 만큼, 감회 또한 남달랐다. 임영웅은 "화사하게 꽃이 피는 봄에 (투어를) 시작했는데 벌써 여름이 훌쩍 지나가고 있다. 약 석 달, 101일간 여러분 덕에 많은 성장을 한 것 같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서울 콘서트는 관심이 어마어마했다. 나도 표를 사려다가 실패했다. 트래픽이 최고 81만을 기록하고, 대기가 153시간이 넘어갔다고 하더라. 이러다 정말 호남평야에서 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TV조선 '미스터트롯'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대세 가수로 발돋움한 임영웅은 이후 트로트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발라드곡으로도 큰 사랑을 얻으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했다. 콘서트에서도 발라드부터 댄스와 힙합, 트로트, 팝까지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이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한 그였다.
먼저 '바램', '사랑은 늘 도망가', '오래된 노래'를 통해 진한 임영웅 표 감성을 만끽할 수 있었다. 특히 임영웅은 "'오래된 노래'를 부르니 '사랑의 콜센터'에서 여러분들의 신청곡을 받아 노래 부르던 게 생각난다"며 "혹시 그때 연결되신 분 있냐"고 물었는데, 공교롭게 당시 '오래된 노래'를 신청했던 팬이 현장에 있어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다. 이어 임영웅은 즉석에서 신청곡을 받아 짧게 불러주며 남다른 팬서비스를 펼쳤다.
'비와 당신' 무대에서는 트로트 창법을 쏙 뺀 록 보컬을 선보였고, '사랑해 진짜'를 부르면서는 담백하고 달콤한 보이스를 강조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에 팬들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손이 참 곱던 그대' 무대 중간에는 객석으로 내려가 팬들과 손 하트, 인사를 주고받으며 특별한 추억을 쌓기도 했다. 중장년층의 관객들이 응원봉을 들고 소녀처럼 환하게 웃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듣는 재미에 볼거리까지 풍성하게 준비한 임영웅이었다. 왕으로 분해 진지하게 연기하는 사극풍 영상이 공개된 데 이어 그는 도포를 입고 무대에 올라 레게 힙합 '아비앙또' 무대를 완성했다. 노래는 물론 댄스, 랩까지 소화하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어진 '무지개' 무대에서는 댄스 브레이크에 아이돌 엔딩포즈까지 선보였고, 게스트로 부캐릭터인 '임영광'을 깜짝 초대해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했다.
임영웅은 "언제 내가 왕이 되어보겠냐"면서 "이렇게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는 건 팬들 덕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팬들을 향해 "임영웅이라는 우주를 채워주는 별"이라고 했다.
계속해 히트곡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계단 말고 엘리베이터', 나훈아의 명곡 '머나먼 고향', 김성환의 '묻지마세요' 등을 불러 열기를 더했다.
특히 놀라운 것은 다양한 관객 연령층이었다. 임영웅이 나이대별로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해 확인한 결과 객석에는 8세부터 90대까지 있었다. 그는 "오늘은 100세 넘으신 분이 안 계시는데, 우리 콘서트에 최고 102세인 분까지 왔었다"면서 "정말 전국에 이런 콘서트가 또 있나 싶을 정도다. 전 세계 유일무이한 콘서트가 아닐까 싶다. 항상 이 순서에 자부심을 갖게 된다"며 감격했다.
이어 전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도록 '연애편지', '아버지',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연이어 불렀다. 특히 '미스터트롯'에서 화제가 됐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는 전주가 흘러나오기 시작하자마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앙코르 전 마지막 무대로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를 준비했다.
"전 여러분의 인생, 삶을 노래할 수 있어서 참 행복한 가수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과 소통하고 함께하는 가수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정말 더 큰 우주가 되어야겠어요. 이 아름다운 별들을 다 품기엔 아직 제 우주가 모자랍니다."
끝으로 그는 '파도', '슬퍼지려 하기 전에', '바다의 왕자', '천생연분', '인생찬가'로 앙코르 무대를 꾸몄다. 이와 함께 "열화와 같은 성화에 힘입어 올 연말에 앙코르 콘서트를 준비했다. 부산과 서울 두 도시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금방 찾아가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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