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원들이 중국과 긴장이 고조된 대만을 또 방문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떠난 지 11일 만이다. 중국은 대만 방공식별구역(AIDZ)에 전투기를 출격시키며 무력 시위에 나섰다.
14일(현지시간) 주대만미국협회(AIT)는 “민주당 소속 에드 마키, 존 가라멘디, 앨런 로언솔, 돈 바이어 의원과 공화당 소속 아우무아 라데왜건 의원 등 5명으로 구성된 미 의회 대표단이 14~15일 대만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상원 소속인 마키 의원 외엔 모두 하원 소속이다. 이번 방문은 예고 없이 인도·태평양 지역 방문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대표단 수장인 마키 의원은 12일 한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뒤 대만으로 향했다.
대표단은 15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 장관 등을 만나고 대만 입법원 외교국방위원회를 방문해 안보 및 무역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반도체 투자 등 경제 협력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AIT는 이번 대만 방문에 대해 “중국이 군사 훈련으로 대만해협과 역내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와중에 성사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대만을 향한 미국 의회의 확고한 지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즉각 반대 입장을 냈다.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은 “미국 의원들은 미국 정부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며 “이번 방문은 미국이 대만해협의 안정을 바라지 않는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무력 시위도 계속했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15일 오전 중국 인민해방군 전투기들이 대만 AIDZ에 일곱 차례 넘어왔다”고 보도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중국 전투기가 대만 AIDZ에 진입한 횟수는 888건에 달한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15일 위챗 계정을 통해 “이날 대만 주변에서 전투 대비 순찰·실전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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