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 감축법' 기대감…눈여겨볼 2차전지株는?

입력 2022-08-16 11:02   수정 2022-08-16 11:03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 시행을 앞두고 국내 2차전지 관련주가 대표 수혜 업종으로 떠올랐다. 증권가에선 고려아연, 포스코케미칼 등의 배터리 소재 업체도 눈여겨 볼만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2일부터 전거래일까지 약 한 달간 외국인의 순매수 종목 1~2위에는 LG에너지솔루션(8683억원)과 삼성SDI(4730억원)가 각각 올랐다. 모두 2차전지주다.

차량용 반도체난 완화에 따른 전기차 생산 회복에 더해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통과가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외국인 유입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전기차 보급 확대 등 기후변화 대응에 약 3690억달러(약 483조원)를 투자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이다. 전기차 시장 활성화에 따른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면 국내 배터리 업계가 큰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 중앙은행(Fed)이 긴축 속도를 늦출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미 물가지수와 주요 기업 실적이 예상을 웃돌자 투자 심리가 개선된 점도 외국인 순매수세를 부추겼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지난 한 달간 16.6% 올랐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18.2%, 18.4% 뛰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8% 오른 것보다 상승폭이 컸다.


증권가에선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외에도 리튬, 니켈 등 배터리 핵심 원료를 취급하는 업체도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향후 10년간 지속될 이번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적용 영역은 '배터리 소재(양극재·음극재·음극판·솔벤트·첨가제·전해질)'와 '핵심 광물(리튬·니켈·코발트 등)'로 구분된다"며 "앞으로 양극재 업체들 중 핵심 광물을 확보하거나 공급망의 수직 계열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한 기업들은 상당한 평가가치 프리미엄을 부여받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수혜 대표 기업으론 포스코케미칼을 꼽았다. 김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상·하원 통과 이후 포스코케미칼의 주가 상승세가 가팔랐던 건 이 같은 미래가치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2일부터 직전거래일인 이달 12일까지 약 한 달간 포스코케미칼은 48.15% 급등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미 상원을 통과한 직후인 지난 8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지난 1주일간은 17.22% 올랐다.

포스코케미칼은 양·음극재를 생산하고 업체로 포스코그룹과 연계해 '리튬·니켈 등 원료→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공장도 증설한다. 지난달 27일 포스코케미칼은 이사회를 열고 3262억원을 투자해 광양공장 내 연 4만5000t 규모의 양극재용 전구체 생산설비를 증설하겠다고 밝혔다.

에코프로와 고려아연도 숨은 수혜주로 언급됐다. 에코프로의 경우 전구체의 국산화 등 양극재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기존엔 전구체의 90%가량을 중국에서 받아썼다. 고려아연은 최근 2차전지 사업 등에 2030년까지 10조원가량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중 2차전지용 소재에 7365억원을 투입한다. 이를 위해 최근 LG화학과 60대 40 비율로 전구체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김 연구원은 "에코프로와 같이 핵심 원료 영역으로의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인 기업들 역시 향후 실적과 평가가치 요소에서 차별화될 모습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관심이 필요하다"며 "배터리 공급망의 광물 제련 기업들에 대한 러브콜이 본격화되며 해당 기업들의 가치 재평가 또한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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