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6일 비상대책위원회 인선을 마무리하면서 마침내 '주호영 비대위'를 출범시켰다. 이준석 전 대표의 당대표 권한은 완전 박탈됐으며 문자 노출 등으로 거취 압박을 받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서 '재신임'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비대위원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상임전국위에 따르면 ARS로 진행된 찬반 투표 결과 재적 55명 중 42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35명에 반대 7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당연직 3명, 지명직 6명을 포함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당연직에는 주 위원장, 권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임명됐고, 지명직에는 엄태영 의원(초선·충북 제천시 단양군), 전주혜 의원(초선·비례)과 정양석 전 의원,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장 후보, 최재민 강원도의원, 이소희 세종시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전국위원회 의장을 맡은 서병수 의원은 인선안 가결 이후 "이제 정식으로 비대위가 출범하게 됐고, 이 시각 이후 과거의 최고위는 당헌·당규에 따라 해산한다"며 "따라서 비대위원장이 당대표의 권한과 직위를 갖게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못 박았다.
그간 당 일각에서는 비대위 출범의 근거가 된 '비상 상황'에 책임이 있는 권 원내대표의 당연직 비대위원 배제 및 원내대표직 사퇴 등 거취 압박 여론이 일었다. 하지만 이날 의총에서 권 원내대표는 다수 의원으로부터 재신임을 받는 데 성공하면서 당연직 비대위원을 맡게 됐다. 권 원내대표는 취재진에 "의원님들께서 다시 일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리고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의 재신임 소식이 알려지자 이 전 대표는 펄쩍 뛰었다. 이 전 대표는 관련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내부 총질 문자와 '체리따봉' 받은 걸 노출시켜서 지지율 떨어지고 당의 비상 상황을 선언한 당대표 직무대행이 의총에서 재신임을 받는 아이러니"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도대체 어디가 비상이었고, 어디가 문제였고, 누가 책임을 진 것이냐"며 "대통령과 원내대표가 만든 비상 상황에 대해 당대표를 내치고 사태 종결?"이라고 반문했다.
이 전 대표를 비롯한 당 안팎의 거센 반발에도 비대위는 마침내 닻을 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오는 17일로 예정된 비대위 체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과 '난타전'에 버금가는 이 전 대표의 '여론전'이 남아 있어 당분간 내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 위원장은 비대위 구성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경우, 또 만에 하나 인용될 경우, 이런 데 대해 준비하고 있다"며 "어느 조직 내에서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공격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는데, 지성이 있는 우리 당 관계자들이 그런 점들을 한 번 새기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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