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중재안에 '답변서' 낸 이란…핵협상 합의 기대에 유가 하락

입력 2022-08-16 17:17   수정 2022-08-17 01:43

이란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관한 유럽연합(EU)의 중재안에 대해 EU에 답변서를 제출했다. 핵합의가 임박했다는 기대가 확산하면서 국제 유가는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15일(현지시간) 핵합의 복원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EU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답변서의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이 유연성을 보인다면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을 복원하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요구 사항이 충족된다면 최종 결론을 내릴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이미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이란과 미국은 이란 혁명수비대의 외국테러조직(FTO) 지정 철회 문제, 제재 부활 방지 보증, 미확인 장소 핵물질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 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재개된 회담에서 EU가 타협안을 제시해 분위기를 바꿨다.

구체적으로 이란은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 명단에서 빼달라는 내용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이 다시 합의안에서 탈퇴하지 않아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에 또 다른 제재를 부과하지 말 것도 조건으로 제시했다. 또 자국 핵시설에서 검출된 미확인 핵물질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조사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이란 핵협상 러시아 대표부의 미하일 울리야노프 대사는 14일 타스통신에 “EU 조정관들이 당사국 간 타협을 끌어냈으며 미국도 분명히 이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 핵합의에 대한 질문에 “조 바이든 행정부는 협상 가능한 것은 협상 중이며 EU와 비공개로 의견을 나눌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란 핵합의에 대한 긍정적 소식이 쏟아지자 국제 유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2.9% 떨어진 89.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배럴당 87달러 선이 무너지며 지난 2월 초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란 핵합의가 원만하게 진전되면 이란산 원유가 공급될 가능성이 커진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리면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원유가 추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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