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표 순금 골드바, 로마네콩티 와인, 전기차, 이동형 주택, 명품 가방….
추석을 맞아 편의점 업계가 출시한 색다른 선물세트다. 명절 선물세트로는 한우 갈비와 굴비 세트, 스팸·참치 선물세트, 자연산 송이버섯 세트 등이 여전히 대세다. 하지만 받는 이를 생각해 좀 더 특별한 선물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과의 명절 선물세트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편의점 업체들은 기존과 다른 선물을 찾는 이들을 겨냥해 색다른 품목을 추석 선물 세트로 내놓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25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 ‘신의 물방울’로 불리는 최고급 와인 ‘DRC 로마네콩티 2017’을 7900만원에 선보였다. 2000만원대 돔 페리뇽 샴페인을 비롯해 빈티지 와인 등 수천만원대 주류 선물 세트도 출시했다. 엔데믹 이후 급증한 여행 수요를 고려해 한화리조트와 손잡고 제주도 한 달 살기 상품(237만원)도 선보인다.
GS25는 올해 추석 선물로 700여종의 상품을 마련했다. 순금 코인과 순금 액세서리, 황금 소주잔이 등도 있다. 최근 미·중 무역 갈등과 한·일 갈등으로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안전 자산' 금값이 치솟는 분위기를 반영한 선물이다. GS25는 27만원대 제품부터 260만원대까지 11종의 금 선물을 출시했다. 제작 기간은 7~10일 정도 걸리며 보증서와 함께 담아 배송한다.
편의점 명절 선물에는 ‘집’도 있다. CU는 1500만∼2200만원대 이동식 주택을 올해 추석에도 판매한다. 거실과 주방, 화장실, 다락이 포함된 복층주택 3종과 단층주택 1종 등 총 4종이다. CU는 지난해 설 당시 처음으로 이동식 주택 판매에 나서 3채를 판매한 바 있다.
CU는 대형TV나 냉장고, 에어드레서 등 가전제품도 판다. CU는 최신 가전제품 10여종을 추석 선물로 출시했다. 희소성 있는 식물, 드론 등도 선물로 선보였다. 특히 ‘식테크(식물+재테크)’족을 위해 몬스테라 알보(290만원)·무늬아단소니(115만원)·올리브나무(75만9000원) 등 고가 식물을 한정수량으로 준비했다.
세븐일레븐은 구찌와 입생로랑,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 가방과 지갑은 물론 순금 골프공 같은 이색 상품도 선보인다. 집에서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홈족’을 겨냥한 닌텐도 스위치 게임기와 러닝머신 등을 준비했다.
이마트24는 추석 선물로 전기차 5종과 전기 바이크 6종, 전기자전거 등을 추석 선물로 내놓았다. 전기차 전문업체 디피코와 손잡고 출시한 초소형 전기 트럭 2종과 전기 밴 등은 이마트24 매장에서 카탈로그를 보고 사전 예약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안마의자와 음식물처리기, 인덕션 등 생활가전 상품도 준비했다.
이 같은 특별한 상품을 내놓는 배경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희소성 있는 상품을 선호하는 최근 트렌드를 고려했다”며 “이같은 초고가 제품이 실제 판매되는 사례도 있다. 초고가 제품 판매를 통해 홍보물 주목도를 높여 타 상품 판매를 촉진하는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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