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는 “가장 대담하게 연출했다”고 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어정쩡한 과도기적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로 인해 한동안 연주회장에서 푸대접받았다. 하지만 이 작품의 독특한 매력을 높이 사는 이들이 늘면서 요즘 자주 무대에 오르고 있다. 지난 6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이달 초 ‘고잉홈프로젝트’가 이 곡을 연주해 브루크너 애호가들을 사로잡았다.
6번의 압권은 음악학자 도널드 토비가 “숭고한 느낌을 주는 아름다움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극찬한 2악장 아다지오다. 세 개의 주제를 가진 소나타 형식의 느린 악장으로 현악 앙상블이 연주하는 제2주제 선율이 빼어나다. 엄숙하고도 신비한 서정성으로 가슴을 벅차오르게 하다가 긴 호흡으로 서두르지 않는 브루크너 특유의 고요함으로 잔잔하게 마무리된다.
지난해 10월 지휘 거장 베르나르트 하이팅크가 타계했을 때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는 그가 지휘하는 모습을 담은 추모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3분 남짓한 영상에 흐르는 음악이 브루크너 교향곡 6번 2악장 마지막 부분이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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