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이태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사진) 연구팀과 바오저난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연구팀은 인공신경에 대한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에 게재했다. 연구를 시작한 지 10년 만의 성과다.
이 교수 연구팀이 마비된 쥐를 회복시키는 데 활용한 인공신경은 신축성 있는 소재로 신경의 원리를 묘사해 만든 것이다. 피부에 붙이는 방식이라 의료계에서 적용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신경 손상 분야에서 활용해온 기존 ‘기능성 전기자극 치료’에 비해 가용성 측면에서 한 차원 앞선다는 평가다. 기능성 전기자극 치료는 움직일 수 없게 된 근육에 전기자극을 가해 근육 운동을 유발하는 치료다. 제한된 공간에서 수십 대의 초고속 카메라와 거대한 배터리 등 많은 장비가 필요해 일상생활에서 활용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사지가 마비된 쥐에 적용한 인공신경 기술이 임상시험을 거쳐 인체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면 업계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기적으로는 살아 있는 신경의 손상을 막을 수 있고, 루게릭병이나 파킨슨병 등 신체 움직임을 제한하는 불치병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이 될 수 있어서다.
향후 20년 안에 신축성 인공신경이 인간의 신경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이 교수의 목표다. 이번 연구 성과는 외부에서 인공적인 신호를 입력해야만 운동 기능이 살아난다. 이 교수는 “신경이 손상됐을 때 가장 큰 문제는 남아 있는 다른 부분의 신경이 저절로 손상된다는 것”이라며 “신축성 인공신경을 활용하면 신경이 절단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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