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에 20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희귀질환 치료제 '졸겐스마'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환자에게 투여됐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서울대학교병원 채종희 희귀질환센터장(임상유전체의학과·소아청소년과 교수) 주도로 생후 24개월인 척수성근위축증(SMA) 소아 환자에게 졸겐스마가 투여됐다.
척수성근위축증은 운동 신경세포 생존에 필요한 SMN1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근육이 점차 위축되는 희귀유전질환이다. 척수성근위축증 가운데서도 중증인 제1형 환자는 치료받지 않으면 만 2세 이전에 대부분 사망하거나 영구적으로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한다.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의 졸겐스마는 이 같은 척수성근위축증을 1회 투여로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치료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받았으나 가격이 19억8000만원으로 워낙 고가인 탓에 현장에서 쓰이지 못했다.
비급여 시 1회 투약 비용이 20억원에 달하지만, 이달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첫 투여 환자가 나왔다. 환자는 최대 598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이번에 졸겐스마를 투여받은 여아는 생후 6~7개월께 척수성근위축증 진단을 받았고, 다른 치료제인 바이오젠의 '스핀라자'를 맞아왔다. 스핀라자는 2개월간 4회 투여 후 1년에 3번씩 맞아야 하지만 졸겐스마는 '원샷 치료제'여서 한 번만 맞으면 된다.
다만, 졸겐스마는 근육이 위축되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투여해야만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낼 수 있고, 최적의 시기는 행수 2주 이내다. 적기에만 투여하면 걷고 뛰는 데 장애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채 센터장은 "졸겐스마의 투여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증상이 나타난 상태에서 약을 쓰면 완치의 길로 가기 어려운 만큼 고가의 약을 사용할 거라면 증상이 생기기 전 선별 검사를 통해 환자를 찾아내고 투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