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800억 날릴 판…돈도 안 받고 잠수함 설비 선발주"

입력 2022-08-18 11:20   수정 2022-08-1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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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인도네시아와의 잠수함 건조 계약을 체결한 뒤 계약금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핵심 설비를 선(先)발주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대우조선해양이 약 800억원의 손실을 볼 상황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18일 대우조선해양 대주주 산업은행에서 받은 '인도네시아 잠수함 추진 전동기 구매 관련 진행 경과 및 현재 상황' 보고서를 근거로 "무리한 잠수함 추진 전동기 선발주의 배경과 그 과정에서 징계 조치 하나 없이 최고 책임자를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와 감사원 감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 의원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019년 4월 12일 인도네시아 정부와 2차 잠수함 건조계약(3척·1조3400억원 규모)을 체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3개월 뒤인 같은 해 7월 26일 독일 지멘스와 5850만유로(약 789억원)에 추진 전동기 3세트 구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 달 뒤 10%의 선급금 600만유로(약 78억5000만원)를 지급했다. 추진 전동기 3대는 올해 10월 인수할 예정이다.

하지만 해당 사업은 건조 계약만 체결된 채 3년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계약금도 입금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결산 때 선급금을 제외한 나머지 5250만유로를 '우발손실충당금'에 반영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에 "인도네시아 정부의 계약 발효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했고, 독점 공급하는 핵심 기자재에 대한 납기 리스크 해소가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손실 최소화 방안으로는 ▲ 인도네시아와의 계약 발효 노력 지속 ▲ 사업 무산에 대비해 필리핀 잠수함으로의 전용 또는 한국 해군으로의 판매 등을 고려하고 있다.

강 의원은 "사실상 계약 파기 수준으로, 선발주된 추진 전동기가 자칫 고철 덩어리가 될 수 있다"면서 "오는 10월께 잔금을 지급한 뒤 추진 전동기 3세트를 인수하면 이를 보관할 창고 건립비에 더해 다른 용도로 사용되기까지 유지 관리 비용이 추가로 소요된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이어 강 의원은 "2019년 인도네시아 2차 잠수함 계약을 주도하고 최종 승인 결제한 박두선 특수선사업본부장은 800억원이라는 거액의 경영상 실책에도 불구하고, 징계는커녕 오히려 대선을 목전에 둔 지난 3월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낙하산 인사로 대우조선해양 사장에 선임되기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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