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18일 15:3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연질캡슐 제조업체 알피바이오가 다음 달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에 나선다.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아직 얼어붙은 상황이지만 안정적인 실적을 내세워 공모 흥행에 도전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알피바이오는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올해 4월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 심사 승인을 받은 이후 약 4개월만이다.
거래소의 예심 승인 효력은 6개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남은 시간은 2개월뿐이다. 올해 바이오 IPO 성적표가 썩 좋지 않은 만큼 공모 시기를 조절했다. 보로노이와 노을, 에이프릴바이오 등 올해 상장한 신약개발 및 의약품 제조 기업들은 모두 공모 과정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처음 제시했던 희망 공모가의 최하단 또는 그보다 낮은 가격으로 증시에 입성했다.
알피바이오는 미국 알피쉐러(RP Scherer Corp)와 대웅제약이 1983년 합작해 설립한 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 주문자위탁생산(OEM)·주문자개발생산(ODM) 전문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연질캡슐 원천기술과 오리지널 기계를 보유하고 있다.
연질캡슐은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만들 때 감기약이나 오메가3와 같은 액상 원료를 유통하기 위해 개발된 제형이다. 젤라틴으로 된 피막 안에 내용물을 담는 형태다. 정제, 경질 캡슐, 분말 제품 등 다른 제형보다 생산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술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알피바이오는 미국 알피쉐러에서 개발한 연질캡슐 원천 생산기술을 이전받았다. 국내 최초 36개월 유통기한 확보기술, 국내 최소 사이즈 연질캡슐 생산기술, 국내 최단 체내 약물 반응 기술 등이 알피바이오가 보유한 기술력이다. 60개 이상의 바이오·제약 관련 특허기술을 갖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대웅제약, 유한양행, 종근당, 일동제약 등 국내 제약사뿐 아니라 LG생활건강, KGC인삼공사 등 25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알피바이오는 지난해 매출 1150억원, 영업이익 59억원을 올렸다. 바이오 섹터에 속한 IPO 기업 대부분 적자를 내는 것과 다른 점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681억원, 영업이익 67억원을 올렸다. 반기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상회하는 호실적을 냈다.
이에 따라 미래 추정 실적이 아닌 상반기 순이익을 연간 순이익으로 환산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비교기업으로 서흥, 노바렉스, 콜마비앤에이치 등을 선정해 주가수익비율(PER) 11.19배를 적용했다.
알피바이오의 총공모주식 수는 120만주다. 전량 신주 발행으로 구성했다. 희망 공모가는 1만1만3000원으로 총공모금액은 120억~156억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782억~1017억원이다.
최대 주주는 지분 61.13%를 보유한 윤재훈 알피바이오 대표다. 윤 대표는 대웅제약 창업주 윤영환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윤 대표가 2015년 알피바이오 지분을 인수해 독립했다. 현재 대웅제약그룹과 얽힌 지분 관계는 없다.
상장 이후 유통할 수 있는 물량이 다소 높은 점이 부담이다. 상장 예정 주식 수 782만3942주 중 34.88%에 해당하는 272만9226주가 상장 직후 유통될 수 있다. 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 등 재무적 투자자가 따로 보호예수를 설정하지 않은 결과다.
추가 지분 희석 가능성도 있다. 미행사된 주식매수선택권(4만4179주)과 전환우선주 및 전환사채의 전환권 행사 등으로 추가 발행될 수 있는 물량(공모가 하단 기준 110만6678주)이 남아있다.
알피바이오는 9월 15일~16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다. 같은 달 20일~21일 일반청약을 거쳐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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