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는 39개 지부 조합원 9만777명을 대상으로 산별교섭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한 결과 7만1958명이 참여해 6만7207명이 찬성, 93.4% 찬성률로 파업안이 가결됐다고 19일 밝혔다.
금융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임금 6.1% 인상과 주 36시간(4.5일제) 근무, 영업점 폐쇄 중단 등을 놓고 사측 대표기구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 쟁의 조정도 실패하자 파업을 결의했다. 금융노조는 오는 23일 서울을 시작으로 25일 대구, 다음달 1일 부산에서 총파업결의대회를 여는 등 세몰이에 나선다.
하지만 금융노조가 은행이 사상 최대 이익을 낸 것을 임금 인상 명분으로 삼은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은행이 영업을 잘해서 낸 실적이 아니라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이익이 급증해 거둬들인 수익이기 때문이다. 상반기 국내 은행 이자이익은 26조2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8%(4조1000억원) 증가했다.
은행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은행 영업점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에도 영업시간을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1시간 단축하고 있다. 금융노조 요구대로 주 36시간 근무까지 도입하면 고객 불편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귀족노조’로 불리는 금융노조가 사회적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임금 인상을 요구한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노조가 요구하는 임금 인상률(6.1%)은 올해 공무원 임금 인상률(1.4%)은 물론 100인 이상 사업체의 올해 평균 협약 임금 인상률(5.3%)을 웃돈다.
금융권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때문에 금융노조의 파업 참가율이 낮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016년 금융노조 총파업 때도 참가인원은 1만800여 명으로 전체 은행원의 15%에 불과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파업 참가율은 2.8%에 그쳤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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