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 마이클 스펜스 "美 경기침체 가능성 여전히 높아"

입력 2022-08-21 17:21   수정 2022-08-22 01:01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마이클 스펜스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78·사진)가 미국의 경기 침체를 경고했다.

스펜스 교수는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 공포가 가라앉고 있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며 “경기 침체나 극적인 둔화를 겪을 가능성이 여전히 작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2001년 시장과 정보 비대칭성을 연구한 공로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인 빌 게이츠의 은사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려면 수년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스펜스 교수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고 판단하지만, 시장이 이를 곧장 수용할 정도로 안정되진 않았다”며 “거의 모든 제품군에서 치솟은 가격은 경제 시스템이 안정화되면서 가라앉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중앙은행(Fed)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스펜스 교수는 “인플레이션 조짐이 처음 나타났을 때 안일하게 대처한 Fed가 신뢰를 회복하려 애쓰고 있다”며 “하지만 동시에 경제 붕괴도 막아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의 가장 큰 위기는 지정학적 갈등에서 비롯될 것으로 예견했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자칫 재앙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기후위기 역시 위험 요소라고 강조했다.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하면서 경제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스펜스 교수는 “이른바 ‘비(非)동맹 국가’들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기존 경제가 붕괴하고 있어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선 이미 경기 침체에 들어섰다고 했다. 불안정한 부동산시장이 리스크를 증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부동산시장의 위험은 지나치게 크고 당국이 관리하면 할수록 경기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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