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처음 출시한 뒤 꾸준히 새 제품을 내놓고 있는데, 꽤 잘 팔린다. 코브라 관계자는 “판매되는 아이언 10개 중 2개는 싱글 렝스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싱글 렝스 아이언을 유행시킨 장본인은 디섐보다. 물리학도인 디섐보는 대학 선수 생활을 할 때 피팅센터에 찾아가 3번부터 웨지까지 아이언 샤프트를 똑같은 길이(37.5인치)로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이후 그의 캐디백에 꽂힌 아이언의 길이는 쭉 같다. 2017년 코브라가 처음 싱글 렝스 클럽을 상용화하자 디섐보는 “코브라가 내 이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줬다.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공을 멀리 보내야 하는 클럽을 길게 만드는 건 골프업계의 상식이었다. 샤프트가 길수록 가속이 붙고 공에 전달되는 힘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의 모든 브랜드 제품에서 3번 아이언은 4번 아이언보다 길고, 피칭웨지는 9번 아이언보다 짧다.
디섐보의 생각은 달랐다. 각 아이언의 로프트 각도가 비거리의 85%를 좌우하는 만큼 남은 15%는 샤프트 길이가 아닌 헤드 무게와 밀도 등으로 채울 수 있다고 봤다. 클럽 길이를 모두 똑같이 하면 하나의 스윙 궤도로 모든 아이언을 칠 수 있는 ‘원 플레인(one-plane) 스윙’이 되는 만큼 보다 일관된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다만 싱글 렝스 아이언이 일반인에게는 큰 효과가 없다는 반박은 여전하다. 한 클럽 제조사 피팅 전문가는 “싱글 렝스 아이언을 제작해 시험해 봤는데, 스윙 스피드가 충분하지 않으면 롱 아이언의 비거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숏 아이언은 싱글 렝스 아이언을 쓰면서도 롱 아이언만 다른 제품을 사용하는 골퍼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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