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2일 내놓은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은 지난달 발표한 ‘반도체 인재양성 방안’의 확장판이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첨단분야 전공자를 대폭 늘리겠다는 게 핵심이다. 교육부는 속도전을 통해 향후 5년간 초급(고졸·전문학사) 16만 명, 중급(학사) 71만 명, 고급(석·박사) 13만 명 등 관련 인재 총 100만 명을 양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보기술(IT) 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인문계 전공 대학생은 내년부터 디지털 집중 교육과정을 무료로 들을 수 있게 된다.
수도권大 정원 확대 기대
교육부는 디지털 전문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우선 대학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반도체 분야에 허용한 정원 확대를 디지털 첨단 분야까지 확장한다. AI·소프트웨어·빅데이터·메타버스·클라우드·사물인터넷·사이버보안 등 8개 분야가 대상이다. 기존에는 교원·교지·교사·수익용 재산 등 4대 요건을 모두 갖춰야 정원을 늘릴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교원 확보율만 충족해도 증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원 규제에 묶여 있던 수도권 대학도 최대 8000명까지 정원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학·석사 연계 패스트트랙을 운영, 학·석·박사 통합과정 신설(5.5년)을 통한 조기 박사학위 취득도 지원한다. 기존 고등교육법 시행령에는 학·석사 통합과정(2년 이내), 석·박사 통합과정(1.5년)만 가능했다.
4단계 두뇌한국21(BK21) 사업을 통해 연구인력을 육성하고, AI·메타버스·사이버보안·빅데이터 등 디지털 분야 대학원도 확대한다. 21개 분야 ‘디지털 혁신공유대학’과 ‘신산업 특화 전문대학’ 사업을 확장하고, 2027년까지 소프트웨어(SW) 중심대학도 100곳을 지정해 첨단분야 전공 인력을 늘린다.
‘부트 캠프’ 무료 개설
인문·사회학을 전공했지만 네이버·카카오·쿠팡 등 IT 기업에 취업하길 원하는 대학생을 위해 학사과정에 집중 연계 교육과정, 일명 ‘부트캠프’를 도입한다. 하루 8시간 이상 IT 집중 교육을 받으면 ‘마이크로 디그리(단기 이수 과정)’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미 많은 대학생이 학원 등 외부 디지털 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이를 대학 내 과정으로 끌어들여 융복합 역량을 키울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이 밖에 첨단 신기술 분야에 한해 온라인 학사학위 과정 운영을 허용한다. 국내외 공동 학위과정에서만 온라인으로 학사학위를 딸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국내 대학 단독으로 온라인 수업을 듣고 학위까지 받을 수 있는 과정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시·도별 우수 전문대학을 직업전환교육기관으로 지정하고 고경력 은퇴자 등을 디지털 전환 전문가로 육성하는 한편 다양한 산업 분야 재직자 대상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훈련도 제공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기업이 주도하는 다양한 디지털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하고, 자체 디지털 교육과정 운영 기업을 ‘디지털 선도(리더스) 클럽’으로 인증해 인프라 지원, 정부 사업 가점 등의 혜택을 부여할 방침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모든 국민이 기초 소양으로 디지털 역량을 충분히 갖출 수 있도록 생애발달 전 주기에 걸쳐 교육 체제 내에서 디지털 친화적 인재를 적극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