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 머니’를 등에 업은 리브(LIV) 골프 인비테이셔널에 대항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사진 오른쪽)와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가 움직인다.
세계 정상급 골퍼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경쟁하는 새로운 형식의 골프대회를 열고,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내에 상위 60위 선수들을 위한 별도의 시리즈를 출범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2일 미국 골프위크에 따르면 우즈와 매킬로이는 PGA투어와 제휴해 골프와 디지털을 결합한 형태의 대회를 준비 중이다.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열리는 이 대회는 1~3월까지 리그전을 거쳐 하루짜리 최종전으로 진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오는 26일 개막하는 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제이 모너핸 PGA투어 커미셔너가 이 프로젝트의 형식, 출전 선수, 개최 장소 등 세부 사항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NBC와 중계권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와 매킬로이가 이번 프로젝트에 착수한 것은 약 2년 전이다. 두 사람은 LIV 골프의 공격적 영입 전쟁에 맞서 PGA 선수들이 잔류하도록 앞장서 목소리를 높여왔다.
우즈는 지난 17일 BMW 챔피언십을 앞두고 대회장을 찾아 정상급 선수 22명을 한자리에 모으기도 했다. 골프위크는 “우즈가 이 회의에서 매킬로이와 함께 구상 중인 디지털 골프대회 계획을 소개했다”며 “제휴 기업, 스폰서, 민간 자금 투입 계획 등을 적극적으로 설명했고 참석 선수들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들은 PGA투어를 혁신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골프 전문 매체 파이어 핏 콜렉티브에 따르면 우즈와 매킬로이는 최정상급 선수 60명이 2000만달러(약 267억5000만원)의 상금을 놓고 플레이하는 18개 대회 시리즈를 출범시키는 구상을 선수들에게 제시하기도 했다. 커트 탈락 없이 50여 명이 2500만달러(약 334억3000만원)의 상금을 두고 경기하는 LIV골프와 비슷한 형식이다.
우즈와 매킬로이는 PGA투어가 비영리법인 지위를 포기하는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영리법인이 되면 연간 최대 5000만달러(약 668억6000만원)의 세금을 내야 하지만 외부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어 자금 운용 규모를 더욱 키울 수 있다. 이 같은 방안들은 PGA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을 전후해 공식 발표될 전망이다.
한편 투어 챔피언십이 끝나면 PGA투어 선수 7명이 LIV 골프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랭킹 2위 캐머런 스미스(29·호주)는 LIV행이 기정사실이 된 분위기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