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청구이의 소송에서 A씨 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대법원에 따르면 A씨는 2006년 B씨의 부친이 제기한 대여금 청구 소송에서 패소해 빚을 갚으라는 판결을 받았다. 그로부터 5년 뒤 A씨는 파산 결정을 받아 B씨 부친에 대한 채무를 면제받았다.
이후 B씨는 2014년 부친의 채권을 자신이 넘겨받았다고 주장하며 A씨를 상대로 양수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A씨가 소송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변론 없이 B씨 승소가 확정됐다.
B씨는 이 판결을 근거로 A씨를 상대로 강제집행에 나섰다. A씨는 강제집행에 대한 청구이의 소송을 제기했다. 2011년 면책 결정을 받았기 때문에 강제집행이 부당하다는 것이다.
1·2심은 A씨의 이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양수금 청구소송의 판결이 확정됐기 때문에 기판력(확정판결에 부여되는 구속력)에 의해 강제집행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책임이 면제된 사실을 소송 과정에서 알리지 못해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뒤늦게라도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면책 결정을 통해 강제집행 위험에서 벗어난 채무자에게 다시 그 집행을 받도록 하는 것은 면책 제도 취지에도 반한다”고 설명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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