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동안 방치된 서울 장안동 동부화물터미널 부지(붉은원 안)가 물류·주거·문화 복합공간으로 개발된다. 중랑천, 동부간선도로와 인접한 부지는 과거 서울 동부의 물류 거점이었으나 장기간 나대지로 방치돼 왔다.서울시는 동부화물터미널 부지 개발계획안 마련을 위한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에서 이 같은 내용의 개발 청사진을 확정했다고 22일 발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복합시설 지하 1~2층에 도심형 물류 시스템(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을 조성해 기존 물류 기능을 되살린다. 주문량을 분석·예측해 제품을 사전에 입고해 보관하고,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도심 물류센터는 최근 수요가 급증한 신선식품 배송 등의 핵심 기반 시설이다. 과거 지역 주민들이 대형 물류차량 진·출입, 교통량 증가, 소음 등을 이유로 개발에 반대해 여러 차례 사업이 좌초됐다. 시는 별도의 물류 차량 전용 동선을 마련하기로 했다. 교통 혼잡과 분진·소음을 줄이고 사고도 방지한다. 물류 차량은 소형차·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위주로 운영하고, 대형 차량은 통행 시간을 특정 시간대로 제한할 예정이다.
지상에는 특화 건축 디자인을 적용한 랜드마크 타워를 포함해 최고 39층 건물 3동(棟)을 짓는다. 안쪽 건물 고층부엔 약 528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오피스텔과 주민공동시설이 들어서며, 간선도로에 접한 랜드마크 빌딩은 업무 시설로 조성할 계획이다. 저층부에는 쇼핑 시설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유통상업지역(물류터미널)으로 지정된 부지 용도를 준주거지역 등으로 바꿔주는 대신 약 848억원을 기부채납으로 받아 공공시설 조성에 투입한다. 저층부에 서울형 키즈카페와 복합공공청사를 짓고 중랑천 수변 공간 시설도 개선하기로 했다. 시는 계획안에 대한 주민 의견을 듣고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쳐 연내 지구단위계획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르면 2024년 상반기에 착공할 계획이다.
홍선기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간선도로와 맞닿은 화물터미널 부지 개발이 20년 가까이 지체되면서 지역 발전을 저해하고 공간의 단절을 초래했다”며 “서울시는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7개월간 총 아홉 차례 사업시행자와 협의한 끝에 개발 계획안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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