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구 한국야쿠르트)가 최신 배송 전용 전동카트 ‘코코 3세대’의 보급을 늘리면서 유통기업으로의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코 3세대는 냉장 시스템이 탑재된 것은 물론 비대면 결제 기능까지 갖춘 기기다. hy는 2026년까지 전국에 보급된 1만대의 전동카트를 3세대 카트로 전환해 친환경 배송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자체 판매조직인 프레시매니저를 통해 신선식품을 넘어 진단키트, 위생용품까지 배송하는 hy는 라스트마일의 ‘절대강자’로 떠오르면서 기업 가치도 급상승하고있다.
hy는 방문 판매조직을 유지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기업이다. hy 유통망의 최전선에서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는 약 1만1000여명의 프레시 매니저들은 hy의 자산이다. hy가 전동카트를 개발하고 세 번에 걸쳐 혁신한 이유다.
첫 전동카트는 2014년에 나왔다. hy는 220ℓ 대용량 냉장고를 단 탑승형 냉장 전동카트를 선보이며 ‘코코’라는 이름을 붙였다. 콜드(cold)와 쿨(cool)의 앞글자를 따서 신선하게 배송한다는 의미다. 코코는 하루에 한 번만 충전하면 하루종일 영업할 수 있어 매출도 덩달아 늘었다. 소비자에게 물건이 도착하는 단계인 ‘라스트 마일’도 더 촘촘해졌다. 전기로 구동돼 매연과 소음이 적고 제품 적재칸이 통상 5℃를 유지하기 때문에 스티로폼박스 등 포장부자재도 덜 사용한다.
23일 hy는 “3세대 카트 도입 1년만에 2000대를 보급했다”고 밝히며 “2026년까지 기존 카트를 모두 3세대 모델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3세대 코코는 한 대에 1400만원에 이르는 고가 장비다. 코코3세대 전국 보급을 위해 개발비용을 포함해 총 1500억원가량 투자하는 셈이다. hy 관계자는 “코코 도입으로 프레시 매니저 활동범위와 근무 여건이 크게 개선됐다”며 “콜드브루 커피, 밀키트, 샐러드 등 사업영역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콜드체인 배송이 가능하다는 것도 오토바이 배송으로는 따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앞으로 퀵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면 hy 물류시스템의 몸값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hy도 프레시 매니저를 단순히 자사 제품 판매창구를 넘어 B2B(기업간거래) 물류 서비스로 활용하는 ‘프레딧 배송서비스’를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hy가 보유한 600여 개 물류거점과 냉장카트 등 전국에 구축된 콜드체인 배송 인프라를 타사에 제공하는 물류대행서비스다. 젊은 세대들이 많이 찾는 밀키트나 생활용품, 5060세대를 위한 고령친화식품 뿐만 아니라 진단키트까지 전달하고 있다.
2017년 hy가 선보인 전문 온라인몰 프레딧 매출도 2017년 70억에서 지난해 700억으로 4년만에 10배 늘었다. 프레딧은 온라인몰에서 주문하면 프레시매니저가 집으로 배달해주는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50년 전 처음 등장한 프레시 매니저는 국내 라스트마일 배송의 원조격”이라며 “hy는 신선식품 퀵커머스 시장에선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제/박종관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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