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전장 사업 관련 인프라와 인력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그룹이 지난 5월 발표한 ‘5년간 106조원 투자’ 계획에도 전장 관련 연구개발(R&D)이 포함돼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당초 업계에선 전기차가 대세가 되는 시점을 ‘10년 후’로 봤지만, 최근엔 ‘5~6년 후’로 시점이 당겨졌다”며 “전장 사업 규모를 빠르게 키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내년 한양대, 국민대를 시작으로 ‘전장 인재 육성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국내 전장산업 생태계를 확장해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 회사에서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작년만 해도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전장사업에서 영업이익 500억원을 거뒀다. 2015년 4분기 이후 25분기 만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을 달성한 것이다. 올해 매출은 8조9070억원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장사업의 매출 비중이 올해 처음으로 10%를 넘어설 것이라는 게 내부 관측이다.
LG전자 전장사업은 올 상반기에만 8조원 규모의 일감을 따냈다. 독일 벤츠와 BMW, 일본 혼다 등으로부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고성능 텔레매틱스 등을 수주했다. 가전 기업인 LG전자가 전장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다른 LG 계열사도 전장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 LG디스플레이(인포테인먼트 시스템), LG이노텍(자율주행용 카메라) 등이 대표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전장 사업은 기술력과 완성도만 갖추면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 각국은 탄소중립과 연계해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유럽연합(EU)의 의결기관인 유럽의회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100% 줄이는 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정부도 지난해 8월 2030년까지 자국에서 판매할 신차의 50%를 친환경 전기차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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