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3일 1345원을 넘어서면서 하루 만에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8일(1356원80전) 후 13년4개월 만의 일이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에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리스크 관리를 잘하겠다”고 나섰지만 오름세를 되돌리지 못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5원70전 오른 1345원50전에 마감했다. 전날 연고점(1339원80전)을 기록한 원·달러 환율은 불과 하루 만에 새 기록을 썼다.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전날보다 2원 오른 1341원80전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5분 만에 1345원20전으로 치솟았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면서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의 통화 상황이 우리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비상경제대책회의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잘해 나가겠다”며 사실상 개입성 발언을 내놨다. 윤 대통령은 이후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최근 달러 강세 영향으로 환율이 상승하고 무역수지 적자 폭이 커지는 등 대내외 거시경제 여건이 엄중하다”고 강조했다.
외환당국 역시 이날 오전 9시24분께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 과정에서 역외 등을 중심으로 한 투기적 요인이 있는지를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구두 개입에 나섰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은 원·달러 환율이 1290원을 넘어서기 직전인 지난 6월 13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 직후 원·달러 환율은 1337원까지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다시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장중 1346원60전까지 급등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가 모이는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달러 매입이 과열되고 있다”며 “유로와 위안화 약세로 환율 상승 압력을 방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조미현/황정환/김인엽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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