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방부가 러시아 관광객이 올린 SNS 사진으로 중요한 군사정보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트위터를 통해 남성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사진 속 남성은 해수욕장에서 수영복을 입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크림반도에 온 러시아 관광객이라며, 남성 뒤로 보이는 물체는 러시아의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S-400이라고 했다.
이 관광객은 사진을 러시아 소셜미디어 브콘탁테에 올리면서 자신의 위치까지 특정했다. 결과적으로 S-400의 위치를 노출하게 된 셈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크림반도 예프파토리아 인근에서 러시아 방공 시스템 사진을 올린 이 남자처럼 러시아 관광객은 때때로 우리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된다"며 "감사하다. 앞으로도 좋은 일 많이 해달라"고 조롱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최근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며 크림반도 내 러시아군의 장비에 대한 정보를 찾는 상황에서 이런 사진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사진이 공개된 이후 S-400이 파괴됐는지, 위치를 바꿨는지 등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이러한 사례가 이어지면서 러시아가 임명한 세바스토폴시장 미하일 라즈보샤예프는 전날 관광객들에게 "사진촬영을 할 때는 최소한 어느 지역인지에 대해 언급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다. 현재 크림반도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된 상태다.
지난달 31일 우크라이나군은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의 러시아 흑해 함대 본부를 드론으로 타격해 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이달 19일에도 러시아 함대 본부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 러시아군은 크림반도에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강화해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대응하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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