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은 24일 내년도 예산안의 방향을 '약자를 위한 지원', '미래를 위한 투자', '재정 건전성 확립'으로 잡고 강도 높은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2023년도 예산안 관련 당정 협의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삶이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어려움 속에 생활하는 취약계층이나 서민을 위한 예산이라는 큰 틀에서 콘셉트를 잡았다"고 밝혔다.
성 의장 브리핑을 종합하면 당은 정부에 현행 30~80만 원인 장애인 고용장려금의 하한에서 20%, 상한에서 10% 이상 인상을 요구했다. 또 저소득층 장애인에게 월 5만 원의 교통비를 예산안에 새롭게 반영해달라고도 요청했다.
또 당은 농민 지원 확대를 위해 농업직불금 과거 실적 요건을 폐지해 56만 명이 추가로 직불금을 받을 수 있게끔 요청했고, 어선원에 대한 직불금 신설도 요청했다.
청년을 위해선 삼성, SK 등이 운영하는 구직 프로그램을 이수할 경우 300만 원의 '도약준비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아울러 전세 사기 위험으로부터 안전망을 확보하기 위해 월 6만 원씩 지원하는 보증보험 가입비를 위한 내용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저소득층 에너지바우처 50% 인상,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혜택 대상 2배 이상 확대, 보훈 급여 매년 3만 원씩 인상, 참전 명예 수당 인상 등의 반영을 요청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25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채무조정, 폐업지원, 재기 지원에 대한 예산도 포함하기로 했다. 이번 수해로 중요성이 언급된 대심도 빗물 터널 관련 설계비 예산도 내년 예산안에 반영될 전망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에는 '시작도, 방향도, 목표도 국민'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을 담아야 한다"며 "대대적인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민생을 돌보는 묘책을 마련할 시기"라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은 새 정부의 국정 과제를 차질 없이 뒷받침하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며 "무조건 퍼주는 식이 아닌 맞춤형 재정 운영을 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예산안 기조에 대해 "첫째로는 '민생 회복' 예산이 돼야 한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부채 위험을 경감시키고 폐업 위기에 내몰린 분들을 위한 재기 지원 패키지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둘째 '청년 희망' 예산이 돼야 한다"며 "지난 정권의 일자리·부동산 정책 실패로 청년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많은 불안을 갖게 됐다. 이번 생은 망했다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선 청년에게 공정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셋째로는 '취약계층 돌봄' 예산이 돼야 한다"며 "수원 세 모녀 사건과 같은 비극을 막을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 구축,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예산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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