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인 이디야커피가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이미 '레드오션'에 들어간 국내 시장에서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에 매달리기 보다는 해외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경기도 평택에 400억원을 투자해 준공한 커피생산시설을 기반으로, 동서식품의 맥심이 하지 못한 'K-커피믹스'의 꿈을 실현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디야커피는 매장 3000여개를 갖고 있는 국내 1위(매장 수 기준) 커피 프랜차이즈다. 현재 해외 매장은 없다. 2005년 중국 베이징에 해외 1호점을 개장 했다가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2008년 문을 닫았다.
문 회장은 "과거 중국에 처음 진출했을 때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있어 오랜 기간 해외 공략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왔다"며 "지금은 전 세계인이 이디야커피를 맛 볼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이디야커피는 괌 1호점을 미국 본토 진출을 타진하는 '테스트베드'로 삼을 계획이다. 괌은 연간 150만명에 이르는 관광객 중 50% 정도가 한국인으로, 사업 위험을 줄이며 현지 반응을 점검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이디야커피는 판단했다. 괌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북미지역으로 커피 매장을 확대해나가겠다는 게 이디야커피의 계획이다.
이디야커피는 이른바 '한국식 커피믹스'로 불리는 인스턴트 스틱커피가 맛과 편의성 등 강점을 가지고 있어 해외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커피믹스 시장 불변의 1위인 동서식품이 맥심브랜드 파트너사인 몬델리즈와의 관계에 따라 공식 수출이 안 되는 만큼 시장을 파고들 여지가 크다는 게 이디야의 판단이다. 이른바 글로벌 'K-커피믹스' 시장을 만들어보겠다는 것이다.
이디야커피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평택 '드림팩토리'의 대량 생산기반을 통해 이뤄지게 된다. 이디야커피는 지난 2020년 4월 연 면적 1만3064㎡ (약 4000평) 규모의 첨단 커피생산시설을 완공했다.
세계적 로스팅 기기 제조사인 스위스 뷸러, 독일 프로밧사의 최신식 설비를 도입하고 원두 로스팅 뿐 아니라 파우더 등 원재료와 스틱커피, 커피믹스도 자체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드림팩토리가 준공되기 전에는 동서식품 공장에 커피 생산을 의존해왔다.
중저가 커피시장 공략을 표방하는 이디야커피는 지난 2001년 3월 중앙대 1호점을 시작으로 최대 3500호점까지 매장을 여는 등 성장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본사 기준 매출은 2433억원으로 전년비 8.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90억원으로 35.7% 늘었다.
하지만 이디야커피는 최근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등 저가커피 프랜차이즈가 급성장하는 가운데 폐점율이 늘어나는 등 성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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