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보육원 출신 대학생 장례식 열려…친모, 유골 인수

입력 2022-08-24 16:24   수정 2022-08-24 16:25


보육원에서 생활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새내기 대학생이 자립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해 안타까움을 샀다.

24일 광주 북구 등에 따르면 금전 문제를 고민하다 숨진 채 발견된 A 군(18)의 화장식과 장례미사가 이날 오전 광주 영락공원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A 군의 친모가 참석해 A 군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가정불화 등의 문제로 어릴적부터 시설에 맡겨진 A 군은 경기지역 등 3~4곳의 보호시설을 전전하며 자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등학교 진학 후 광주로 온 그는 지난 2020년부터 북구의 한 보육시설에 몸을 의탁했다.

하지만 보호아동은 18세가 되면 자립 수준과 무관하게 아동양육시설을 퇴소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지난달부턴 아동복지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 시행으로 보호아동들은 본인 의사에 따라 최대 24세까지 보호 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18세가 된 A 군 역시 스스로 '만 24세까지 기존 시설에 계속 머무르겠다'고 신청해 보육원 생활을 이어왔다.

그렇지만 A 군은 지난 21일 자신이 다니던 대학교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변사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교내 폐쇄회로TV 영상을 확보했고 A 군이 지난 18일 오후 스스로 건물 옥상에 올라가는 장면을 포착했다.

A 군 방에서는 마시지 않은 음독물과 소주, "아직 읽지 못한 책이 많는데"라는 글이 적힌 쪽지가 남아 있었다.

A 군은 사건 발생 전 보육원 관계자에게 "성인이 됐고, 복지관을 나와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데 두렵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친모는 별도의 장례식은 하지 않고 유골을 인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군이 홀로서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종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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