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업계가 지역 벤처 활성화와 글로벌 진출로 ‘벤처 영토’를 늘리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2027년까지 지방의 ‘벤처 천억 기업’(연매출 1000억원 이상 벤처기업) 500개사를 키워내고,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벤처기업도 크게 증가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기로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다가 3년 만에 재개된 ‘벤처썸머포럼’에서 나온 목표다.
벤처기업협회는 24일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더 나은 내일, 미래를 위한 도전’을 주제로 제20회 벤처썸머포럼을 개최했다. 벤처썸머포럼은 부산광역시가 주최하고 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이 후원하는 벤처 업계의 대표적 하계포럼이다. 이날부터 26일까지 열린다. 벤처기업 대표와 임직원, 정부 부처와 유관기관 관계자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개회식이 열린 첫째 날에는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이성권 부산광역시 경제부시장, 전호환 동명대 총장, 주은기 삼성전자 부사장 등이 현장을 방문했다.
이 장관은 축사에서 “상반기만 5개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이 탄생한 점은 축하할 일이지만, 대부분이 내수기업이라 상대적 시장 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며 “벤처 스타트업 써밋 행사를 통한 글로벌 진출 지원, 소상공인과 함께 성장하는 ‘벤처?스타트업 3.0 상생 모델’ 등을 추진해 업계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벤처 업계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목표도 제시됐다. ‘대한민국 벤처기업 영토 확장을 위한 미래 비전 선포식’에서 벤처기업협회와 회원사들은 2027년까지 연매출 1000억원을 내는 지역 벤처기업 500개사를 키워내고, 지역 유니콘기업은 5개사까지 육성하겠다는 선언문을 낭독했다. 2020년 기준 지방에서 연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기업은 230개사, 유니콘기업은 1개사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20.9%에 불과한 해외 진출 벤처기업 비중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사흘간의 행사에선 벤처 업계 현안을 두고 대응 전략을 마련할 수 있는 세션도 열린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모빌리티 시대 글로벌 시장 변화와 한국기업의 대응 방안’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은 ‘코로나 이후 뒤바뀔 10년, 데이터 전문가가 예측한 벤처의 미래’를 진단한다. ‘벤처인이 반드시 알아야 할 지원사업 A to Z’와 부산·영남 소재 벤처기업들의 성공 사례도 소개될 예정이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은 “최근 벤처기업들이 질적·양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우리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지역 벤처의 균형 성장과 글로벌 진출을 촉진해 벤처 영토를 확장함으로써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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