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환율 수혜주’로 꼽히는 해운·의류·자동차주의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가 환율 수혜에 대한 기대 심리를 덮어버렸다는 분석이다.
24일 대한해운은 3.62% 내린 2265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5일간 8.87% 하락했다. 같은 해운주인 HMM과 팬오션 역시 최근 5일간 각각 5.77%, 4.33%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의류 OEM(주문자생산방식) 업체들도 하락세다. 한세실업은 최근 5일간 한세실업은 8.7%, 영원무역은 3.6% 빠졌다. 현대차는 환율 상승세 속에서도 최근 5일간 0.8% 오르는 데 그쳤다.
해운, 의류 OEM, 완성차 업체들은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업종으로 꼽힌다. 해운업은 무역 대금을 달러로 받는데, 환율이 뛸수록 원화 기준 실적이 증가한다. 수출 비중이 높은 의류 OEM, 완성차 업체들은 환율이 오를수록 가격 경쟁력이 올라간다. 그러나 이러한 환율 수혜 효과를 경기 침체 우려가 덮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1일 달러당 1304원 수준에서 24일 기준 1340원10전까지 뛰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매수세도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환율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완성차·의류 OEM 업체들은 역효과만 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환율 상승과 국내 업체들의 이익 관계가 비교적 명확했다”며 ”최근에는 국내 업체들이 해외 현지에 공장을 세우는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환율이 기업 이익에 미치는 민감도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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