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은 24일 자신이 주도하는 공부모임 ‘새로운미래 혁신24’(새미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대를) 12월에 시작해야 할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며 “국정감사를 마치고 나면 전대 준비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 지도부 임시체제에서는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꾸려나갈 수 있는 리더십이 생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둘러 비대위 체제를 마치고 올해 안에 전대를 열자는 의미다. 그러자 주 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대 날짜나 비대위 지속 기간은 당에서 비대위원이나 당원 뜻을 모아서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그동안 ‘1말2초 전대’를 선호하던 입장과 다소 결이 달랐다.
최근까지 여권에선 ‘내년 초 전대’가 유력하게 검토됐다. 10월 국정감사와 예산심의 일정으로 올해 안에 전대를 열기 부담스럽다는 게 이유였다. 전대 룰과 시기를 정할 주 위원장이 지난 21일 “12월에 전당대회 (준비) 일정을 시작하면 내년 1월 말이나 2월께 새 지도부가 뽑힐 것”이라고 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다 윤 대통령이 최근 여당 의원들에게 “전대는 무슨 내년입니까”라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가 23일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김은혜 홍보수석이 “윤 대통령은 전당대회 시기를 언급한 적이 전혀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1말2초 전대’가 ‘윤심’과 어긋난다는 관측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공교롭게도 이날 안 의원도 한 방송에서 “제가 내년 초 전대를 주장하는 것처럼 보도한 언론들이 있었는데, 사실은 조금 내용이 다르다”며 “12월 중순이라도 (전대가)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실도 하루빨리 당내 혼란이 수습되길 원한다”며 “비대위 출범 초기부터 비대위를 길게 끌고 가는 걸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주 위원장이 ‘1말2초’ 전대에 기울어진 배경엔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다지려는 의도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다음 총선을 노리는 주 위원장은 최대한 비대위를 길게 끌고 가 본인의 정치적 체급을 키우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 의원은 24일 새미래 모임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무엇을 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선 김 의원이 인수위원장이던 안 의원을 겨냥하며 본격적인 당권 경쟁 모드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 초선 의원은 “현재로선 당대표에 가까운 당권 주자가 김 의원”이라며 “경쟁 주자가 입지를 쌓기 전 하루빨리 전대를 치르는 게 김 의원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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