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도 못 건드린다"…러, 가스 무기화에 태양광으로 눈 돌린 獨

입력 2022-08-25 14:24   수정 2022-08-27 00:02


러시아발(發) 에너지 대란의 최대 피해국인 독일에서 태양광 산업이 호황을 맞았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완전히 중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안정적인 대체 에너지원인 태양광을 찾는 수요가 급증했다.

CNN은 독일태양광협회 자료를 인용해 올 상반기 독일 내 태양광 패널 설치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옥상에 설치된 소규모 태양광 패널부터 대형 설비까지 포함한 증가율이다.

독일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태양광 패널을 찾는 수요가 부쩍 늘었다. 러시아가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에 보복하기 위해 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러시아는 독일에 대한 가스 공급을 기존 대비 20%로 줄인 상태다. 오는 31일부터 사흘간 독일과 연결된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가동도 유지 보수를 이유로 중단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로 가스비와 전기료가 폭등하자 독일인들은 공급난 우려가 없는 태양광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이 다가오는 것도 태양광 패널 설치를 서두르는 이유다. 독일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인 스마트플라워의 짐 고든 최고경영자(CEO)는 "독일인들이 에너지 안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독재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는 가스관 밸브를 잠그고 에너지를 차단할 수 있지만 태양은 아무도 건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가정과 기업을 가릴 것 없이 태양광 패널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에너지 대기업 슈나이더일렉트릭 측은 "올 들어 독일에서 태양열 난방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1년 전 보다 두 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독일 태양광 패널 제조사인 존넨의 올리버 코흐 최고경영자(CEO)는 "재생 에너지로 집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독일인들의 수요가 늘었다"면서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인력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태양광 산업의 걸림돌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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