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쏙 빼고 '보조금 40만원' 살포…중국의 노골적 차별

입력 2022-08-25 22:00   수정 2022-08-25 23:04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폴드4·플립4을 내놨지만 이번에도 중국 시장에선 극적 반전을 보여주기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경기침체 및 소비심리 위축으로 중국 당국이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삼성 등 외산폰 브랜드는 지급 대상에서 제외해서다.
"삼성 제외하고 휴대폰 구매시 최대 40만원 지원"
2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첨단기술의 태동지 선전시는 지난 5월부터 휴대폰·노트북 등 전자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최대 2000위안(약 39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화웨이·아너·오포·비보 등 현지 브랜드가 대상으로 삼성전자, 애플 등 외국 브랜드는 제외됐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특히 휴대폰 등 가전 판매가 크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국이 자국 업체들에 도움이 되는 지원책을 내놓은 것이다.


선전시의 보조금 정책은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중국 경제 위기를 경고하자마자 나온 것으로 다른 도시들도 비슷한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전문가들은 "소비 심리 위축으로 가전, 특히 휴대폰 시장이 크게 침체되고 있어 수요 진작을 위한 자극이 필요하다"며 "선전시의 보조금 지원은 매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침체 국면을 보이다 보조금 지급으로 최근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CAICT)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1769만대로 전년 동월 대비 무려 34.4%나 감소했다. 5월에도 현지 스마트폰 출하량은 2056만대로 전년보다 9.1% 줄었다.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가 6월부터는 출하량이 2747만8000대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9.1% 증가해 반등에 성공했다. 코로나19 봉쇄 해제 및 쇼핑 축제, 보조금 지급 등으로 소비 물량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화웨이, 보조금 혜택 싹쓸이…삼성 '끙끙' 앓는다
삼성은 지난해 말 '중국사업혁신팀'을 꾸리고 중국 휴대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올해도 상황은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국산 브랜드 육성을 위한 노골적인 보조금 차별에 점유율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선전시의 보조금 지급 대상 전자제품 모델은 모두 8000여개 이상인데, 이 가운데 40%가 화웨이 제품인 점을 고려하면 당국이 의도적으로 자국산 브랜드 지원에 힘을 쏟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점유율 반등이 없으면 장기적으로 글로벌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치명적이다. 더욱이 최근 화웨이, 샤오미, 오포, 아너 등 현지 브랜드들도 잇따라 폴더블폰을 발표하며 추격하고 있다. 지난 2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샤오미와 오포는 삼성전자(21%)와 애플(17%)에 이어 각각 점유율 14%(3위), 10%(4위)를 기록하며 추격해오고 있다.


현재 중국 현지에서 1% 수준 점유율에 그치는 삼성이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애플과의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2일부터 중국 시장에서 갤럭시Z폴드4·플립4를 정식으로 판매한다. 휴대폰 용량 256기가바이트(GB) 기준 Z폴드4는 1만2999위안(약 253만원), Z플립4는 7499위안(약 146만원)부터다. 프리미엄 전략으로 같은 용량의 애플 아이폰13 현지 판매 가격인 6799위안(약 132만원), 아이폰13프로 가격 8799위안(약 171만원)보다 다소 높다.

업계 관계자는 "올 5월부터 중국 지방정부의 파격적 보조금 정책으로 휴대폰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많은데, 이런 소비자들은 하반기에 신제품을 또 다시 구매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면서도 "중국에서도 고품질 폴더블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속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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