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와 한진택배의 갈등은 쿠팡이 한진택배에 위탁하던 물량을 자체 소화하면서 시작됐다. 쿠팡이 한진택배에 위탁하던 물량 700만 개 중 360만 개를 지난 5월부터 자체 처리하자 택배기사 일감과 수입이 급감했다. 김태완 전국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쿠팡 물량이 이탈하면서 사실상 택배기사 수수료가 반토막 났다”며 “쿠팡의 갑질에 따른 시장 교란이지만 한진이 택배기사들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측은 생계보장 특별수수료 지급을 비롯한 실질적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했다.
한진택배는 현재까지 특별수수료 추가 지급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현실적으로 일감이 줄어든 모든 택배기사의 임금 감소분을 보전할 순 없기 때문이다. 노조에 따르면 물량 감소로 임금이 감소한 택배기사는 1000여 명으로 파악됐다. 한진택배기사 김모씨는 지난 7월 순수입이 122만2547원으로 6월(266만6014원) 대비 54.1% 감소했다. 노조 주장대로 1000여 명의 임금 감소분을 사측이 보전해주려면 7억2173만원을 투입해야 한다.
한진택배는 물량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진택배는 본사 영업 강화를 통해 택배 110만 상자를 확보했다. 택배 단가를 낮춰 물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260만 상자도 추가했다. 한진택배 관계자는 “회사 마진을 낮춰 물량을 확보하고 기사가 가져가는 수수료를 늘려 쿠팡 이탈분을 최대한 채워넣고 있다”며 “총파업이 강행된다면 대체배송 등으로 고객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6차에 걸쳐 노사 간 논의가 진행 중인데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과 총파업 불사 의사 표현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다음달 1일 전국 건설 현장에서 일손을 놓고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노조는 △일당 인상 △유급휴일수당 인상 △포괄임금지침 폐기 등을 주장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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