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탄 지난 2017년 서울에서 가장 먼저 상승했던 신축아파트가 올해 가장 먼저 약세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인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일주일 전보다 0.11% 하락했다. 지난주(-0.09%)보다 하락 폭이 0.02%P 더 커진 것으로, 2019년 3월 4일 조사(-0.11%) 이후 3년5개월여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1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고, 25개 자치구 아파트값이 모두 내렸다. 노원구(-0.23%), 도봉구(-0.22%), 성북구(-0.21%) 등의 하락 폭이 컸다. 경기(-0.20%), 인천(-0.26%) 등도 하락 폭이 커지면서 수도권 아파트값 역시 지난주보다 0.18% 떨어졌다. 이번 낙폭은 2013년 1월 14일 조사(-0.19%) 이후 9년 7개월여 만에 최대치다.
이날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8월 정기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5%로 0.25%P 인상을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네 차례 연속(4·5·7·8월) 인상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이자 부담도 더 커지게 됐다. 주담대 변동 금리는 지난달 빅 스텝(0.05%P 인상)의 영향으로 현재 최고 연 6%대에 들어선 상황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연내 남은 두 차례(10·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3.00%까지 0.25∼0.50%P 더 올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말께 7%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금리 인상에 따른 아파트값 약세 현상은 신축 아파트에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R114가 2022년 1~8월 서울 아파트 연식별 매매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1~5년 차 신축아파트는 -0.54%로 하락 전환해 입주 6~10년 차 준신축(0.86%)과 입주 10년 초과 구축(0.69%) 대비 가장 먼저 약세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먼저 많이 오른 신축이 가장 먼저 하락세를 탔다는 말이다.
실제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준공된 강동구 상일동 ‘고덕아르테온’ 전용 84㎡는 지난달 18일과 지난 6일 14억8000만원(18~19층)에 거래됐다. 지난 4월 거래된 19억8000만원(11층)에서 5억원 하락한 거래가 연달아 두 건이나 나온 것이다.
해당 거래 관련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34평 14억8000만원 헐값에 팔아버린 사람 대체 누군가"라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이웃들 재산을 이렇게 다 깎아 먹고 고덕의 가치를 파괴하나"라며 "무책임하게 남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분노했다.
지난해 12월 입주한 은평구 수색동 'DMC롯데캐슬더퍼스트' 전용 84㎡ 역시 10억4000만원에 거래가 체결되면서 2억6000만원 하락했다.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2019년 입주) 전용 84㎡ 역시 지난 2월 25억4000만 원에서 지난달 25일 19억8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상대적으로 가격 수준이 높은 신축에 대한 매수 진입장벽이 높아 하락 전환이 가장 먼저 일어났다"며 "특히 신축 아파트가 몰린 강동, 송파 대단지에서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윤 수석연구원은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장 먼저 약세 전환이 이뤄진 가운데 정부가 270만호 공급계획 중 50만호를 서울에 배정해 향후 더 뚜렷한 안정 국면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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