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식용유 파동을 겪었던 인도네시아가 이번엔 '달걀 대란'에 직면했다.
26일 안타라 통신과 템포 등 현지 매체는 수급 불안으로 달걀값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아 서민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만 해도 인도네시아 달걀값은 1㎏에 2만루피아(약 1800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3주 연속 오르면서 지금은 1㎏에 3만1000루피아(약 2800원) 수준으로 50% 넘게 폭등했다.
달걀 가격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오른 것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서라고 당국은 분석했다.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외부 활동이 제한되면서 식당들이 문을 닫고 소비도 둔화하자 양계 업자들은 산란닭 수를 줄였다.
이후 코로나19가 완화하면서 식당 문도 다시 열고, 소비도 살아나면서 달걀 수요도 회복됐지만 이미 줄여 놓은 산란닭 수는 그대로여서 공급 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산란닭 개체 수는 2019년 대비 30%가량 줄어든 상태라고 템포는 전했다.
문제는 달걀 가격 급등이 특히 저소득층의 생활에 어려움을 준다는 데 있다. 도시 빈곤층의 소비에서 달걀이 차지하는 비중은 4.12%로 라면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달걀과 같은 생활필수품 가격이 오를수록 빈곤 격차도 확대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비마 유디스티라 경제법연구센터 소장은 "양계 농장에서는 3~4개월 전부터 달걀 가격 상승을 예측했지만, 정부는 이를 두고만 봤다"면서 "정부가 가격 통제에 나서기보단 사료 가격이나 산란계 개체수, 유통망 등 전반적인 문제를 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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