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영 "'대선후보 인터뷰, 끝나면 화장실로 도망가기도" [인터뷰③]

입력 2022-08-2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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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에 이어) 주현영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대중에 각인시킨 건 'SNL 코리아'에서 인턴기자 주기자를 연기하면서부터였다. 사회초년생의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신드롬급 인기를 얻었던 그는 주기자 캐릭터로 대선 기간 당시 후보들에게 '돌직구' 질문을 쏟아내 화제를 모았다.

최근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종영 인터뷰를 진행한 주현영은 "실제로 만난 기자들은 내가 연기했던 인턴 주기자를 다 뛰어넘은 분들이었다. 주기자를 보며 과거의 자신이 떠올라 웃기면서도 씁쓸한, 복잡미묘한 기분이었다더라"고 말했다.

이어 주기자의 제스처나 눈빛, 버벅거리는 말투가 우리 모두 겪을 수 있는 거지 않냐. 가끔은 모든 인턴 기자들이 그런 건 아닌데 혹시나 직업적인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끼진 않을까 걱정됐다"고 덧붙였다.

주기자를 연기하면서 주현영은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명, 심상정, 안철수, 홍준표, 이준석, 나경원, 우상호 등 수많은 정치인과 만나 '매운맛' 질문을 던졌다.

주현영은 그때를 떠올리며 "너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내가 어떻게 다 인터뷰했는지 모르겠다. 늘 시작하기 전에 나 자신에게 '난 어떤 말을 해도 된다. 지금은 주현영이 아닌 주기자다'고 주문을 외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인터뷰가 끝나면 누구보다 빠르게 현장을 탈출했다. 화장실이 가고 싶지 않은데도 화장실 핑계로 자리를 황급히 떴다. 후보님이 가실 때까지 화장실에서 기다렸다가 피디님한테 물어보고 확인한 후에 나갔다. 그렇게 나와서는 바로 택시를 잡아서 집으로 갔다. 무섭다기보다는 다들 영향력이 큰 분들이고, 기가 세지 않냐. 끝나면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피디님에게 망설여진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쩔쩔매다가도 막상 시작하면 실망하게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에서 계속)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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