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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상승세)로 한동안 순탄했던 글로벌 증시가 최근 주춤거리고 있다. 증시 비관론과 낙관론이 팽팽히 맞서면서 투자자들의 혼란만 커지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증시 변동성이 커져도 ‘부수입’을 착실히 챙길 수 있는 ‘월배당형 상장지수펀드(ETF)’가 피난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불안한 증시…서학개미, 배당 ETF ‘사자’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최근 1개월(7월 26일~8월 25일)간 ‘JP모간 이쿼티프리미엄인컴(JEPI)’을 2290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미국 주식 순매수 상위 8위를 차지했다. JEPI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 중 대표적인 배당형 상품으로 꼽힌다. 또 다른 배당형 ETF인 ‘슈와브 US배당주(SCHD)’도 순매수 상위권(9위)에 들었다. 서학개미들은 최근 한 달 사이 이 ETF를 2235만달러어치 사들였다.배당형 ETF 중에서도 매달 배당수익을 챙길 수 있는 ‘월배당 ETF’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일반적인 ETF와 달리 월배당 ETF는 주기적으로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오락가락하는 증시 상황에 더욱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수의 월배당 ETF는 미국 등 해외 증시에 상장돼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 상장된 1만3083개 ETF 중 월배당을 지급하는 상품은 1257개로 전체의 9.6%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6월 처음으로 월배당 ETF가 출시돼 ‘걸음마’를 뗐다는 평가다.
월배당 ETF 중 배당수익률이 높은 상품으로는 ‘커버드콜ETF’가 꼽힌다. 대표적인 미국 커버드콜 ETF인 JEPI의 최근 12개월 배당수익률은 9.45%로 집계됐다. 또 다른 커버드콜 ETF인 ‘글로벌X 나스닥100 커버드콜 ETF(QYLD)’는 16.02%, ‘글로벌X 러셀2000 커버드콜 ETF(RYLD)’는 14.95%였다.
커버드콜 ETF는 현물 주식과 함께 동일한 주식에 대한 콜옵션(사전 약속한 금액에 살 권리)을 매도하는 전략을 쓴다. 주식 배당과 콜옵션 프리미엄(옵션 매도자가 매수자에게 받는 계약금) 수익도 함께 받을 수 있다. 배당수익률이 높다. 다만 기초 주식 가격이 급등하면 오히려 콜옵션 매도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보다 안정적인 투자를 하려면 가치주를 담은 월배당 ETF를 주목할 만하다. ‘위즈덤트리 US 퀄리티배당성장펀드 ETF(DGRW)’는 시가총액 20억달러 이상 종목을 모은 상품이다. 최근 12개월 배당수익률은 1.99%로 낮은 편이지만, 3년간 배당성장률은 7.3%로 높은 편이다. 주가 하향 국면에서도 흔들림 없는 배당을 추구한다면 ‘인베스코 S&P500 고배당·저변동성 ETF(SPHD)’를 담아볼 만하다. S&P500 종목 내 1년 배당수익률 상위 75개 종목을 선별한 뒤 변동성이 낮은 50개를 다시 추린 상품이다.
국내서도 월배당 ETF 인기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해외주식 및 리츠에 투자하는 월배당 투자 ETF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6월 신한자산운용이 내놓은 ‘SOL 미국S&P500 ETF’가 국내 첫 월배당 ETF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TIGER 미국다우존스30 ETF’, ‘TIGER 미국MSCI리츠(합성 H) ETF’를 월배당으로 전환했다.최근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면서 국내에 상장된 월배당 ETF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7월 25일~8월 25일)간 SOL 미국S&P500 ETF의 순자산액은 141억원에서 266억원으로 늘었다. TIGER 미국다우존스30 ETF도 같은 기간 순자산액이 931억원에서 1074억원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월배당 ETF를 고를 때 배당수익률과 함께 안정성을 꼭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기초자산의 가치가 폭락하면 배당수익률이 높더라도 실제로 손에 쥐는 배당금은 크게 줄어들 수 있어서다. 실제로 미국 셰일가스 마스터 합자회사를 편입하는 ETF인 ‘인프라캡 MLP ETF’의 배당금은 2018년 초 주당 1.1달러에서 현재 0.22달러로 80% 감소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순히 월배당이라는 점과 고배당을 지급하는 것만 고려하기보다 편입 자산의 배당 지속가능성과 안정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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