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건축 첫발 뗐지만…과도한 기부채납에 '발목'

입력 2022-08-28 17:19   수정 2022-08-29 00:21

서울 중랑구 망우1구역에 이어 광진구 중곡1단지도 공공 재건축 사업의 첫발을 뗐다. 2020년 ‘8·4 공급 대책’에서 도입된 공공 재건축은 민간 조합과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규제를 풀어 더 많은 집을 짓게 해주는 대신 늘어난 가구 수의 일부를 임대주택 등으로 공급해야 한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중곡1단지 재건축 조합은 최근 LH와 공공 재건축 추진을 위한 공동 시행 약정을 맺었다. 1976년 준공된 270가구 규모의 중곡1단지 조합은 올초 조합원 99%의 동의를 얻어 공공 재건축을 확정했다.

중곡1단지는 2005년 조합 설립 추진위가 설립됐음에도 낮은 사업성 탓에 수년간 사업 추진에 애를 먹었다. LH는 2종일반주거지역에서 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 지역을 종상향해 가구 수를 약 330가구로 늘리는 방안을 조합에 제시했다.

LH는 또 다른 공공 재건축 사업장인 서울 중랑구 망우1구역에서도 정비계획 입안 절차를 밟고 있다. 망우1구역은 망우동 2만5000여㎡ 규모 부지에 최고 28층, 481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전임 정부가 공공성 강화를 이유로 야심 차게 추진했던 공공 재건축은 사업장들 사이에서 “기부채납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공공 재건축으로 아파트를 지으면 용도 지역 종상향을 통해 높아진 용적률의 50~70%를 기부채납해야 한다.

현재까지 공공 재건축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중곡1단지와 망우1구역, 영등포구 신길13구역, 용산구 강변·강서 등 네 곳에 불과하다. 예상 공급 물량은 총 1500여 가구다. 당초 LH와 국토교통부는 공공 재건축을 통해 수도권에 5만 가구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공공 재건축은 주민들 반발과 시장 외면 속에 사실상 용도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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