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눈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려고 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비타민 등 영양제 복용이다. 실제 진료실에서는 안과 질환에 영양제가 도움이 되는지를 묻는 환자가 적지 않다. 또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부모님께 선물하려고 눈 영양제를 고르고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비타민은 우리 인체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음식물 섭취를 통해 흡수돼 우리 몸의 원활한 대사활동에 필요한 부분에 공급된다. 따라서 편식이나 다이어트 등으로 인해 균형 있게 음식을 섭취하지 못한다면 비타민 제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미국국립보건원 산하 안연구소에서 황반변성, 백내장 등에 대한 원인 분석과 항산화 성분 및 미네랄 등의 영양소에 대한 효과 검증을 위한 대규모 연구를 두 번에 걸쳐 시행한 일이 있다. 이를 AREDS(Age-Related Eye Disease Study) 즉, 연령과 관련된 안과 질환에 대한 연구라고 한다. 연구 결과를 보면 루테인, 지아잔틴 등의 성분이 포함된 눈 비타민이 황반변성과 백내장의 발생을 예방하지는 못하지만, 중등도의 황반변성이 있는 환자에서 중증 황반변성으로 진행하는 것을 25% 정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처럼 안과 질환을 확실하게 예방하는 것도 아님에도 안과 비타민을 복용해야 할까? 안과의사 입장에서 눈 영양제 복용 효과 여부를 묻는 환자의 질문에 답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다른 질환도 그렇듯이 안과 질환 역시 원인이 확실하게 알려진 것도 있지만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질환이 많다. 특히 노화와 관련된 대표적인 질환인 황반변성과 백내장 등이 있다면 질환의 예방 자체에 직접적인 도움은 되지 않더라도, 노화 과정과 연관된 항산화 작용이 있기 때문에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영양 공급을 통한 비타민 섭취가 충분하지 못하다면 비타민 제제의 복용이 필요할 것이다.
비타민을 섭취하기로 결정했다면 눈 비타민과 일반적인 비타민은 다른 것일까, 아닐까 하는 궁금증이 일 것이다. 비타민의 구성 성분을 보면 함량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따라서 황반변성을 비롯한 안과 질환이 있다면 반드시 안과 진료를 받은 뒤에 안과전문의와 상의해 복용하는 것이 좋다. 다만 비타민이 좋다고 여러 가지를 함께 복용하는 경우에는 중복이 돼 인체에서 필요로 하는 정도보다 많은 섭취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장재우 김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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