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사는 인간' 꿈 싣고 아르테미스 29일 발사

입력 2022-08-28 18:01   수정 2022-09-27 00:01

한국과 미국 등 21개국이 13년간 117조원을 투입한 글로벌 초대형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의 대장정이 29일(한국시간) 시작된다. 이날 오후 9시33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 39번 발사대에서 자유의 여신상(93m)보다 큰 높이 98m, 무게 2500t의 초대형 로켓 ‘SLS’가 지구를 떠나 달로 향한다. ‘발자국’만 찍고 돌아오는 달 탐사가 아니라 달에 인간이 실제로 거주할 단지를 만들고, 나아가 달을 기반으로 화성으로 향하겠다는 게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목표다.

달까지 38만㎞ 날아가 6일간 공전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2025년 11월까지 사람을 달에 보내 지속 가능한 달 기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날 아르테미스 1호 발사는 로켓 SLS와 유인 우주선 ‘오리온’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이뤄진다. SLS는 2개의 고체 부스터와 1·2단 로켓으로 구성됐다. 추력은 4200t에 달한다. 발사 후 2분이 지나면 고체 부스터가 떨어지고 8분 뒤 1단 로켓이 분리된다. 이후 2단 로켓은 지구 상공을 공전하며 기기를 점검한다.

지상 관제소에서 장비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면 로켓은 다시 점화해 달로 향한다. 2단 로켓은 달까지 38만㎞를 날아가 유인 우주선 오리온을 분리한다. 오리온은 달의 남극과 북극 지방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궤도를 6일간 돌다 다시 지구로 돌아온다. 10월 10일 미국 샌디에이고 앞 태평양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총 임무 기간은 42일, 비행거리는 210만㎞에 달한다.
사람 대신 탑승한 ‘무네킹’

오리온 우주선은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울 수 있다. 이번에 발사되는 우주선에는 사람 크기 마네킹 3개(일명 ‘무네킹’)가 실린다. 무네킹은 달을 뜻하는 ‘문’과 ‘마네킹’의 합성어다. 각 마네킹엔 5600개의 센서와 34개의 방사능 감지기, 방사선 차단조끼 등이 부착됐다. 각 센서와 감지기는 우주선의 가속도와 진동, 방사능 노출량 등을 기록한다.

초도 비행이 성공하면 2024년 5월엔 아르테미스 2호 로켓에 실제 우주비행사 4명이 탑승해 달 궤도를 돌고 돌아온다. 2024년 11월에는 달 궤도 우주기지 ‘루나 게이트웨이’를 건설할 예정이다.

2025년 11월에는 아르테미스 3호 로켓 발사로 달 착륙을 시도한다. 총 4명의 우주비행사가 지구를 떠나 이 중 2명이 달에 착륙한다. 이들은 총 1주일(6.5일) 동안 달 표면에서 임무를 수행한 뒤 발사 30일째에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한국, 다누리·과학 탑재체 개발 협력

한국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주요한 협력 국가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최근 발사한 무인 달 탐사선 ‘다누리’로 유인 우주선 착륙 후보지를 탐색할 예정이다. 오는 12월부터 달 남극 지방의 태양 빛이 닿지 않는 ‘영구음영’ 지역 13곳을 중심으로 사진을 찍어 보낼 예정이다.

영구음영 지역은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물이 얼음 형태로 저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달에 머무는 우주비행사는 물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달 남극 부근에 착륙할 계획이다. 물로 로켓 연료나 에너지원이 되는 수소와 산소를 만들 수 있는 까닭에 화성, 소행성 등보다 먼 천체로 향하는 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다.

한국은 아르테미스 하위 프로젝트인 ‘상업용 달 화물운송 서비스(CLPS)’에도 참여하고 있다. CLPS는 달에 각종 연구 장비와 상업 물자를 보내며 지구를 오갈 무인 자율주행 우주선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이 달 표면 우주방사선 측정기, 자기장 측정기, 달 표토 3차원 영상카메라 등 4종의 과학 탑재체를 개발하고 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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