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단톡방서 "사퇴쇼" vs "앵벌이" 설전…내홍, 또 내홍

입력 2022-08-29 08:23   수정 2022-08-29 08:26


국민의힘이 지난 27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기로 결정한 가운데, 이날 저녁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여 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배현진 의원과 김병욱 의원이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날 대화방에 전날 긴급 의원총회 결정을 비판하는 글을 공유했다. 김 의원의 글에는 '이준석 전 대표를 내쫓기 위해 작위로 일부 최고위원들이 사퇴쇼를 벌인 것은 부당하며 위법이니 이 전 대표의 지위는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 법원 결정의 핵심 아닌가'라는 대목이 포함됐다.

그러자 배 의원은 "지금 존경하는 우리 김병욱 의원님께서 저와 윤영석 의원님의 결단을 '사퇴쇼'라고 하신 건가요"라고 즉각 반발했다. 배 의원은 또 "말씀 좀 가려 하시라"며 "당직을 내려놓고 조용히 지내는데, 동료 의원들을 함부로 재단하는 커뮤니티 수준의 글 공유는 삼가기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일부 저급 유튜버들의 앵벌이 주장이 당 의원총회장에서 버젓이 유통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받아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의원의 설전에 긴장이 고조됐으나, 이양수 의원의 중재로 상황이 마무리됐다. 이 의원은 대화방에서 "우리가 싸우면 안 된다.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 의총에서 치열하게 의견을 개진했으면 됐지, 이걸 갖고 서로 싸우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 의원의 중재에 배 의원은 "이 의원의 말씀에 적극 동감한다. 저도 함께 새기고 신중하게 이 난국을 헤쳐 나가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도 "결코 존경하는 우리 배 의원님 개인을 두고 드린 말씀이 아니다. 제 의도와 달리 배 의원님을 불편하게 해서 사과한다"고 말하면서 갈등이 일단 봉합됐다고 한다.


앞서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26일 이 전 대표가 제기한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본안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집행을 정지해야 한다며 이 전 대표의 신청을 일부 인용한 바 있다.

법원이 비대위 출범에 사실상 '제동'을 걸자 국민의힘은 다음 날인 지난 27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5시간에 걸친 격론 끝에 당헌·당규를 정비한 후 새 비대위를 구성하기로 뜻을 모았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과거 최고위원회로의 복귀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며, 법원 가처분 결정으로 인해 현재 비대위를 하는 것도 현실적 한계가 있다"며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관련 당헌·당규를 정비한 뒤 새 비대위를 결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 책임론이 제기된 권성동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해선 이번 사태를 수습한 뒤 의원총회 판단을 따르기로 했다. 이 전 대표에 대해서는 당원들이 중앙윤리위원회에 제출한 추가 징계안을 조속히 처리해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29일 비대위 회의를 열고 긴급 의원총회 결과에 대한 후속대책 등을 논의한다. 직무집행 정지 상태인 주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불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서는 새 비대위 구성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과 직무대행 체제 등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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