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기로 29일 결정했다. 당은 추석 연휴 전까지 새 비대위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는 데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아 새 비대위가 출범할 때까지 끌고 나가기로 저희끼리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의결이 아닌 합의 방식을 채택한 이유에 대해선 "의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지금 비대위는 법적 논란과 관계없이 일단 당의 책임지는 그룹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새 비대위가 구성될 때까지 책임을 다하는 자세로 회의를 진행한다"며 "추석 전까지 새 비대위를 출범시킬 때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논의했다"고 했다.
새 비대위 구성 절차에 대해선 "사무국으로부터 상임전국위를 두어번 열고, 전국위도 두어번 진행되면 전체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다고 보고받았다"며 "당헌·당규 개정 내용 등이 정리되는 대로 내일(30일)이라도 의원총회를 소집할 예정"이라고 했다.
'비대위원 총사퇴설'에 대해선 "비대위원이 전원 사퇴하면 의사결정을 하거나 비상 상황을 이끌 주체가 없어진다"며 "새 비대위 구성까지 불가피하게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로 활동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이로써 당내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제기된 '권성동 사퇴론'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조경태(5선)·윤상현(4선)·김태호(3선) 의원 등은 "현 지도부는 대승적 결단을 해야 한다"면서 권 원내대표의 거취를 압박해 왔다.
그러자 권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자신을 지난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一等功臣)'으로 평가하면서 "제 거취는 새 비대위 출범 이후 스스로 결정하겠다"고 받아쳤다.
권 원내대표는 "저의 거취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는데,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해선 원내대표로서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직무가 있다"며 "지금 중요한 건 혼란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제게 주어진 직무와 의원총회 결정을 충실하게 이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자리에 연연했다면 대선 일등공신으로서, 대선 기여자로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참여나 내각 참여를 요구할 수 있었겠지만, 저는 그것도 일찍이 포기한 바 있다"며 "이미 의원총회에서 밝혔다시피 제 거취는 새로운 비대위 출범 이후 스스로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국민의힘이 새 비대위 체제를 꾸리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가처분 한 방 더 맞아야 한다"면서 추가적인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이어 이 전 대표 측은 새 비대위를 출범시키면 단계별로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넣겠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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