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메이플스토리’는 국내 게임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역할수행게임(RPG) 중 하나다. 특정 연령·성별만이 아니라 남녀노소 두루 인기를 누리는 게 특징이다. 올해 서비스 19주년을 맞은 이 게임은 서비스 초기 초등학생 때 즐기기 시작해 성인이 된 지금까지 하고 있는 ‘골수팬’이 많다. 신규 이용자도 꾸준하다. 지금도 전국 PC방 순위에서 10위권에 들 정도다.
지난 17일 넥슨이 선보인 글로벌 인기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진과 메이플스토리의 협업 콘텐츠 ‘출근용사 김석진’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이 콘텐츠는 연예인이 등장해 광고 슬로건을 읊는 단순 홍보 콘텐츠가 아니다. 메이플스토리의 오랜 유저로 알려진 진이 게임 기획회의에 참여해 각종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내용을 주로 다뤘다. 넥슨은 진이 그동안의 게임 경험을 바탕으로 제안한 아이디어를 지난 25일 업데이트한 추석 시즌 콘텐츠에 반영했다. 진은 앞서 SNS에 메이플스토리 지식재산권(IP) 협업 빵 인증 사진을 게시하고, 메이플스토리 게임 음악을 오케스트라 연주로 듣는 공연 ‘심포니 오브 메이플스토리’ 관람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흐름을 역행한 도전 결과는 성공이었다. 친근하고 밝은 그래픽, 쉬운 조작법, 커뮤니티 특성, 부분 유료화 등을 바탕으로 이용자가 빠르게 늘었다. 서비스 초기 8년간 매년 최고 동시접속자 수를 경신했다. 2011년엔 여름시즌 업데이트가 큰 반향을 얻어 동시접속자 62만6000명 기록을 세웠다. 당시 국내 최고치였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기를 얻었다. 메이플스토리는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 미국 등 세계 110여 개국에 걸쳐 글로벌 누적 회원이 1억9000만 명에 달한다. 각국에서 원색적인 이야기와 그래픽이 특징인 ‘하드코어 RPG’ 대안으로 떠올라 폭넓은 사용자를 확보했다. 대만에선 현지 서비스 1년 만인 2006년에 회원 500만 명을 돌파했다.
IP 활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월엔 GS리테일과 제휴를 맺고 전국 GS25 편의점에 ‘메이플스토리 빵’ 5종을 출시했다. 이 빵은 포장지에 메이플스토리 캐릭터를 넣고 캐릭터 스티커를 함께 증정한다. 스티커 80종을 모으려는 이들이 몰리면서 한동안 품귀 현상을 빚었다. 7월엔 디저트 카페 설빙과 메이플스토리 몬스터 IP를 활용한 ‘메이플스토리 멜론세트’를 내놨다. 이달 25일부터는 커피 프랜차이드 더벤티와 협업 프로모션을 벌이고 있다. 오케스트라 공연 심포니 오브 메이플스토리는 전국 투어를 준비하고 있다.
넥슨은 메이플유니버스 내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구축을 장려하고 개발사와 게임 참여자 간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등 전반적인 생태계 확장을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강대현 넥슨 최고운영책임자(COO)는 “NFT가 자유롭게 이동하는 가상세계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며 “메이플스토리 NFT가 게임을 넘어 글로벌 블록체인 생태계 전방위로 활용처를 확장하고,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에 외부 NFT가 들어올 수 있는 융합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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