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은 국내에서 주로 연말에 2000석이 넘는 대규모 콘서트홀에서 연주된다. 공연장과 편성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4악장에 등장하는 ‘환희의 송가’를 부르는 합창단원만 100명 이상이 참가하는 대작이다. 연주시간이 약 70분에 달하는 이 작품이 600석 규모의 중극장 무대에 오른다.
지휘자 이규서가 이끄는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OES)은 오는 31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전 악장을 연주한다. 예술의전당이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에 여는 기획 공연 ‘아티스트 라운지’의 8월 프로그램이다.
솔리스트로 베르디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1위 수상 후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활발히 활약 중인 소프라노 이정혜, 한국인 메조소프라노로 최초로 빈 국립오페라극장에 데뷔한 양송미, 가천대 교수인 테너 진성원, 독일 문화부 장관이 수여하는 궁정가수 칭호를 받은 베이스 전승현이 참여한다. 1989년 창단 이래 순수 합창음악의 진수를 선보여온 서울모테트합창단이 함께한다.
편성 및 출연자 규모는 600석 규모의 IBK챔버홀에 맞춰 일반적인 ’합창‘ 연주에 비해 작다.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솔리스트를 합쳐 모두 80명이 무대에 오른다. IBK챔버홀은 주로 실내악이 연주되는 공연장이다. 이곳에서 열리는 ‘아티스트 라운지’도 그동안 실내악 위주로 열어 왔다. 대형 콘서트홀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공연장 규모에 맞게 80명이 연주하는 베토벤 ’합창‘이 어떻게 울릴지 클래식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공연을 이끄는 지휘자 이규서는 이탈리아 키지아나 국제음악제 지휘코스에 선발돼 거장 다니엘레 가티를 사사했다. 올해 이탈리아 시에나 국제 음악제를 통해 유럽 무대에 데뷔한 젊은 지휘자다. 2014년 창단된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은 단원들이 1990년대 생으로 이뤄진 젊은 오케스트라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의 젊은 에너지와 서울모테트합창단의 능숙하고 정제된 매력이 어떤 음악을 만들어낼지 기대를 모은다”고 말했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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