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350원을 뚫었다. 전 세계 이목을 끌었던 잭슨홀 회의에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강력한 긴축 정책을 시사한 여파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9.1원 오른 1350.4원에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2원 오른 1342.5원에 출발한 뒤 상승폭을 키우다 오후 12시28분 1350원을 돌파했다. 이후 1350.8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상승 흐름을 유지하던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0원 가까이 폭등하며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09년 4월 28일(1356.8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 주말 잭슨홀 회의에 참석한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예상보다 강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을 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을 받았다.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을 지켜야 한다는 우리의 의무에는 조건이 없다"며 큰 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당국은 이날 원·달러 환율 급등을 우려하며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놨지만 환율 상승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서울 수출입은행에서 기재부 내 담당 부서와 국제금융센터가 참여하는 시장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시장에서 과도한 쏠림 현상이 나타날 때를 대비해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예상보다 빨리 원·달러 환율이 1350원선을 돌파하면서 일각에선 1400원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이 강도 높은 매파적 발언으로 시장 내 불안감이 지속되는 국면"이라며 "주요 경제지표 중 하나인 미국 고용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Fed가 매파적인 모습을 띄는 요인이 미국 고용에 있는 만큼 관련 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심이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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