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반도체 겨울 끝날까"…가격 저점 예측 내놓은 JP모간·씨티

입력 2022-08-29 15:53   수정 2022-09-21 00:02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서 반도체 종목들의 투자 매력도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가 대형은행 2곳이 반도체 가격이 저점을 찍을 시기를 예측하면서 주가가 40% 이상 떨어진 반도체 종목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르면 연내 반도체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낙관론도 등장했다.
JP모간 “반도체 경기 회복하면 마이크론 수혜”

27일(현지시간) 투자정보매체 시킹알파에 따르면 JP모간은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가격이 두드러질 정도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평균 판매 가격 하락이 메모리 시장 약세를 주도할 것이란 설명이다. JP모간은 D램 시장 규모가 올해 7%, 내년 5%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내년 10% 중반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인 트랜스포스에 따르면 전월 대비 지난달 D램 가격은 14%, 낸드플래시 가격은 4% 떨어졌다.

D램 시장 위축을 예상했음에도 JP모간은 반도체 종목 투자에 긍정 의견을 내놨다. 당분간 반도체 출하량 증가세가 누그러들겠지만 업계 불황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JP모간은 “메모리 시장은 V자형이 아닌 U자형으로 완만한 반등을 보일 것”이라며 “쌓인 재고가 내년 2분기 내에 정리되면서 내년 하반기에 시장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간은 경기 회복기에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가장 유망할 종목으로 꼽았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는 지난 26일 57.63달러를 기록했다. 잭슨홀 회의 후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이란 시장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전일 대비 6% 급락했다. 연중 최고가(97.36달러) 대비 41%나 낮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이달 초 “PC 및 스마트폰용 반도체칩 수요가 줄었다”며 “2022회계연도 4분기(지난 6월~8월) 매출이 지난 6월 내놨던 전망치 하한선(68억달러)을 밑돌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한국 기업인 SK하이닉스, 삼성과 대만 기업인 난야테크놀로지, 파워테크 등도 JP모간이 꼽은 유망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박정준 JP모간 애널리스트는 “과거보다 더 좋은 영업이익률을 내고 있음에도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과도하게 낮아졌다”며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한 하향 국면에서 반도체 종목들을 매수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 “3분기 중 반도체 가격 저점 찍을 수도”

씨티그룹은 반도체 시장을 두고 더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연내 반도체 가격이 상승 반전할 수 있다는 예측을 제시했다. 아티프 말릭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올 3분기 32기가바이트(GB) D램 가격이 10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반도체 가격이 올 3분기 저점을 찍은 뒤 오는 9~10월 반도체 장비 가격도 저점을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기업들이 재고를 낮추기 위해 내년까지 공격적인 영업을 이어갈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뉴욕증시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반도체 종목인 엔비디아에 대해서도 두 투자은행은 나란히 낙관론을 고수하고 있다. 25일 엔비디아가 저조한 2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같은 날 JP모간은 이 반도체 업체에 ‘비중확대’ 평가를 내놨다. 목표 주가는 지난 5월 내놨던 수치인 230달러에서 220달러로 소폭 낮췄지만 여전히 26일 주가보다 35% 높은 수준이다. 시티그룹도 목표주가를 285달러에서 248달러로 낮췄지만 ‘매수’ 평가를 유지했다.

반도체 시장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데는 업계 의견이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23일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3%에서 13.9%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성장률(26.2%)의 절반 수준이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인플레이션으로 가계 예산이 빠듯해지면서 반도체 부족 현상이 완화했지만 PC 수요도 약해졌다”며 “암호화폐 시장 붕괴 여파로 그래픽카드 재고가 급증할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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