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30일 16:3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국내 사모시장 규모가 1710억달러(약 230조6700억원)로 전년보다 27%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대체자산 데이터 분석기관인 프레킨(Preqin)은 '프레킨 지역 보고서: 한국 2022'를 발간하고 한국의 펀드레이징 현황과기회, 리스크 등을 분석했다. 프레킨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 주력 사모자본의 총 운용자산(AUM)은 지난해 말 기준 1710억달러로 2019년 말보단 67%, 전년 말보단 27% 늘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큰 타격 없이 팬데믹의 수렁에서 벗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연기금이 사모자본에 대한 배분 목표를 높여감에 따라 사모자본 업계가 계속 수혜를 입겠지만 사모주식 및 벤처캐피탈 (PEVC)이 지배적인 자산군의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모대출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의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딜 활동은 견조한 성장을 거듭하며 2021년에는 160억 달러가 넘는 바이아웃 딜이 성사됐고, 올해는 7월까지 무려 120억 달러 규모의 딜이 이뤄졌다. 바이아웃 전략은 사모주식 및 벤처캐피탈(PEVC) 전체 AUM의 39%를 차지하는데,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13%)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다. 사모주식을 전략적 솔루션으로 인식하는 한국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이 같은 트렌드를 견인하고 있다는 게 프레킨의 분석이다. 한국 재벌들은 수익성에 주력해 반독점 과징금을 피하고 장기적인 사업 방향에 맞춰 핵심 섹터에 주력하기 위해 자산을 사모주식(PEF) 운용사에 매각하곤 한다. 한국의 중소기업 오너들도 승계 문제 해결을 위해 사모주식을 더욱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해석이다. 프레킨은 현재의 딜 체결 속도가 유지된다면 올 한해 바이아웃 딜 합산 가치가 2020년 기록인 170억 달러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벤처캐피탈의 경우 사상 최대 모집액 덕분에 AUM이 지난해 말 기준 전년대비 50% 상승한 450억 달러에 달했다. 2021년 VC 펀드레이징 액수는 66억 달러로 전년 대비 23%, 2019년 대비 62% 늘었다. 한국 정부와 대기업 및 재벌 산하의 기업형 벤처캐피탈 운용사(CVC)들이 스타트업의 성장 촉진에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글로벌 기술주 투매 속에 한국의 VC 펀드레이징이 둔화될 수 있다고 이 보고서는 내다봤다.
프레킨의 수석 연구원(Senior Writer)인 하르샤 나라얀(Harsha Narayan)은 "글로벌 투자자들은 계속되는 거시경제적 도전과제에도 여전히 한국의 안정적 전망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며 "높은 주택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로 한국 경제 성장이 둔화될 수 있지만 투자자 관심이 지속되면서 대체자산군의 확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 하강기에도 한국 사모자본이 상장주 대비 초과 성과를 거두고 내성을 입증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며 "한국의 대체자산은 투자자 포트폴리오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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