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케어가 부른 '건보료 7%시대'…직장인 月평균 2069원 더 낸다

입력 2022-08-30 18:22   수정 2022-08-31 01:15

내년 건강보험료율이 올해보다 1.49% 오른다. 직장가입자의 월급 대비 보험료율은 올해 6.99%에서 내년 7.09%로 인상된다. 건보료율이 7%대에 올라선 것은 2000년 지역·직군별 의료보험이 단일보험으로 통합된 이후 22년 만이다.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하면서 건보료 인상이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30일 제18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회의 결과 가입자, 공급자, 공익위원 만장일치로 내년 건보료 인상률을 1.49%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건보료율은 최근 10년간 2017년만 빼고 매년 올랐다. 복지부는 직장가입자가 부담하는 건보료는 올해 월평균 14만4643원에서 내년 14만6712원으로 2069원 늘어난다고 밝혔다. 직장가입자 건보료는 본인과 회사가 절반씩(내년엔 3.545%) 부담한다. 2069원은 직장인이 부담해야 하는 몫이다.

지역가입자 보험료 부과점수당 금액은 205.3원에서 208.4원으로 인상된다. 이에 따라 지역가입자 가구당 월평균 건보료는 올해 10만5843원에서 내년 10만7441원으로 1598원 늘어난다. 지역가입자 건보료는 본인이 전액 부담한다.

복지부는 다만 9월부터 재산공제 등을 확대하는 건보료 2단계 체계 개편이 이뤄지고, 내년부터 소득세법 개정으로 식대 비과세 한도가 확대(10만원→20만원)되면 실제 가입자의 내년 건보료 부담액은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물가 상승 등 국민 경제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건강보험정책심의위가 건보료율을 인상한 것은 건강보험 수지가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수지는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로 의료 수요가 늘면서 2018년 적자 전환했고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국민의 병원 이용이 줄면서 건보 재정이 흑자로 돌아섰지만 장기적으론 건보 재정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복지부는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 확대 정책을 재평가해 개선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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